고화질 사진, 저화질로 만든다
연예인부터 명품 브랜드까지…
폴더폰·디카·캠코더 다시 주목
중고거래 검색량·거래액 늘어
키링 등 ‘폰꾸’ 아이템도 인기

사진 = 그룹 뉴진스의 ‘디토(Ditto)’ 뮤직비디오 장면 중 일부
사진 = 그룹 뉴진스의 ‘디토(Ditto)’ 뮤직비디오 장면 중 일부
사진 = 그룹 뉴진스의 ‘디토(Ditto)’ 뮤직비디오 장면 중 일부
사진 = 그룹 뉴진스의 ‘디토(Ditto)’ 뮤직비디오 장면 중 일부

그룹 뉴진스의 ‘디토(Ditto)’ 뮤직비디오에선 멤버들을 ‘캠코더’로 찍는 장면이 나온다. 옛날 캠코더의 흐릿하고 불투명한 화질의 감성이 인상적이다.

사진 = 배우 한소희의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 화면 속 일부
사진 = 배우 한소희의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 화면 속 일부

배우 한소희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현재 사용하는 반으로 접을 수 있는 휴대전화인 ‘폴더폰’을 공개했다. 그는 “버튼을 누르는 것이 좋아서 폴더폰을 샀다”며 “(폴더폰을 ‘착’ 접으며) 이걸 너무 하고 싶었다. 카카오톡 등이 다 되는데 다만 (구동 속도는) 느리다”고 말했다. 이어 “속도가 느리니까 오히려 SNS를 계속하지 않게 되고 필요한 연락만 하게 된다”며 “너무 편하다. 사진 찍기도 나쁘지 않아서 잘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 = 명품브랜드 미우미우(Miu Miu) 인스타그램 화면 속 일부
사진 = 명품브랜드 미우미우(Miu Miu) 인스타그램 화면 속 일부

명품 브랜드는 ‘디지털카메라’를 활용했다. 미우미우(Miu Miu)는 올해 가을/겨울 시즌 화보에서 디지털카메라를 선보였다. 배우 에마 코린 등 화보 속 모델들은 디지털카메라로 거울에 비친 듯한 자기 모습을 찍었다.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Y2K’(190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유행한 복고) 감성이 유행하면서 피처폰(Feature Phone·기능형 휴대전화)·디지털카메라·캠코더 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8월 28일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따르면 전년 동기(1~7월) 대비 디지털카메라 검색량은 83%, 캠코더는 67% 증가했다. 거래량은 각각 71%, 72% 증가했다. 거래액도 각각 139%, 67% 늘었다.

이가을(25)씨는 최근 중고 거래로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했다. 이씨는 “인플루언서가 SNS에 올린 사진을 봤는데 저화질이지만 요즘 볼 수 없는 독특한 감성이 느껴져 해당 디지털카메라 기종을 알아봤다”며 “최근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디카를 구매했는데 버튼이 잘 눌리지 않는 하자가 있지만 사진을 찍는 덴 전혀 문제가 없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유(26)씨도 집에 묵혀 놓은 디지털카메라를 꺼냈다. 김씨는 “한 때 필름카메라가 유행이라서 디지털카메라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면서도 “필름 가격이 급격히 상승해서 더 이상 필름카메라를 쓸 수 없게 됐다. 그 대체품으로 디지털카메라를 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Y2K 감성이 인기를 끌자 옛날 디카나 캠코더 촬영 효과를 내는 카메라 필터 애플리케이션도 나왔다. 젊은 세대들은 고화질의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필터로 보정해 저화질 사진으로 만든다. 이뿐 아니라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캠코더 효과 내는 법’이라는 글이 화제가 됐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투명 테이프를 붙인 뒤 그 위에 바세린 등의 화장품을 바르면 캠코더처럼 흐릿한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카메라뿐 아니라 ‘효도폰’으로도 불리는 피처폰도 인기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피처폰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7%, 폴더폰 검색량은 39% 늘었다. 지난달 피처폰 거래량도 전년 동기 대비 97%, 폴더폰 거래량은 32% 늘었고 거래액 또한 각각 97%, 31%씩 증가했다.

피처폰을 쓰던 시절엔 다양한 액세서리로 휴대전화를 꾸미는 문화도 유행했다. 이에 따라 ‘폰 꾸미기’ 용품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는 7월 한 달(1~31일) 핸드폰이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액세서리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17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2000년대에 누구나 하나씩은 달고 다녔던 ‘핸드폰 고리’ 유행이 돌아오며 ‘키링’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배(100%) 증가했다. 핸드폰을 손목에 걸거나 가방처럼 멜 수 있는 ‘핸드폰 스트랩' 거래액도 17배 이상(1607%) 크게 늘었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비슷하게 생긴 스마트폰을 케이스, 스트랩, 키링 등을 활용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꾸미며 취향을 드러내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며 “패션 분야에서 유행하고 있는 Y2K 등이 핸드폰 액세서리에서도 동일하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 패션 트렌드가 디지털 액세서리 분야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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