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생존템 ‘양산’
자외선 차단율·색상 확인
‘검은색 우산’도 효과
2~3년 쓰면 교체 시기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양산을 쓰고 이동하는 시민들. ⓒ뉴시스·여성신문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양산을 쓰고 이동하는 시민들. ⓒ뉴시스·여성신문

“남자가 양산 쓰고 다니면 이상할까요?”

8월 중순 이후에도 낮 최고기온은 35도까지 올라가면서 거리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중장년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양산이 남녀노소 누구나 쓰는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남성이 양산을 쓰고 다니면 이상하냐’는 질문이 올라왔다. 답변은 긍정적이었다. 누리꾼들은 “디자인이 무난하면 괜찮다. 남성들도 양산 쓴다”, “요즘엔 남녀 구분 없이 양산을 다 쓴다. 요즘 같은 햇볕은 자외선을 직방으로 맞아서 피부암부터 탈모까지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 양산 잘 쓰고 다니시라”,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말라. 우산 형태의 양산을 추천한다” 등의 답변을 달았다.

사진 = 네이버 지식 iN 캡처
사진 = 네이버 지식 iN 캡처

직장인 김유원(29)씨도 얼마 전부터 양산을 쓰기 시작했다. 김씨는 “햇볕이 가장 강렬한 점심시간마다 양산 없이 그냥 나갔다가 따가운 햇볕에 살이 많이 타고 땀범벅이 됐다”며 “짧은 점심시간이라 귀찮고 남의 시선이 신경 쓰이지만 양산을 써봤더니 쓰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쾌적하고 좋다”고 말했다.

최근 추세를 보면 양산은 더 이상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G마켓에 따르면 7월 7일~8월 6일 남성 소비자의 양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 늘며, 증가율이 여성(33%)을 앞질렀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본격화한 지난달 25∼31일 양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7% 신장했다. 롯데백화점에서도 지난달 21∼31일 기준 양산 매출이 45% 늘었다. 장마 종료 후 첫 주말·휴일인 28∼30일에는 60%가량 증가했다.

일본에선 2018년부터 극심한 폭염에 ‘남성 양산 쓰기 캠페인’을 벌여왔다. 국내에서도 무더위가 극심한 대구광역시는 지역 내 양산 대여소만 165개소를 운영 중이다. 대구시는 “폭염 시 양산을 쓸 경우 따가운 햇빛을 피하고 온도를 7도(℃) 정도 저감할 수 있으며 체감온도를 10도 정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폭염이 연일 계속되는 4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 양산가게에서 시민들이 양산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폭염이 연일 계속되는 4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 양산가게에서 시민들이 양산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양산이 인기를 끌자 다양한 제품이 나왔다. 양산을 취급하는 온·오프라인 매장에선 다양한 디자인의 양산을 선보이고 있다. 자외선을 99%까지 막아주는 고기능성 양산, 맑은 하늘에 갑자기 비가 떨어지는 변덕스러운 날씨에 우산과 양산 기능을 겸한 ‘우양산’도 인기다.

양산을 고를 때는 자외선 차단율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표준 양산은 살의 길이가 650mm 미만일 때 자외선 차단율 85% 이상, 살의 길이가 650mm 이상일 때 자외선 차단율이 90% 이상이어야 한다.

색깔도 중요하다. 양산의 안쪽 색상이 검은색인 제품이 좋다. 빛을 잘 반사하는 흰색은 땅에서 올라오는 복사열을 반사해 양산 아래쪽에 있는 사람에게 전달한다. 반면 검은색은 열을 흡수해 피부 온도를 낮춰준다. 양산이 없다면 차선책으로 검은색 우산을 써도 자외선 차단이 된다.

양산에도 수명이 존재한다. 보통 2년에서 3년 정도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구매 시기를 기억해 새로운 양산으로 교체해 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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