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 걸: 여성혐오의 논리(케이트 맨/서정아/글항아리/2만 7000원) ⓒ글항아리
다운 걸: 여성혐오의 논리(케이트 맨/서정아/글항아리/2만 7000원) ⓒ글항아리

다운 걸: 여성혐오의 논리


“안 만나줘서” 남자는 여자를 죽인다. 성폭력과 스토킹 가해자의 대부분은 남성이며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이다. 성평등한 사회로 여겨지는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원인으로 ‘여성혐오’가 지적되곤 한다. 이는 단순히 여성을 싫어하는 마음을 일컫는 게 아니다. 여성에게 관심과 돌봄의 제공자 역할을 강요하고, 이를 거부하는 여성을 단속하는 적대적 권력 체계라고 저자는 분석한다. 여성혐오의 본질, 기제, 존속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책.

케이트 맨/서정아/글항아리/2만 7000원

여전히 미쳐있는(샌드라 길버트·수전 구바/류경희 옮김/북하우스/3만 3000원) ⓒ북하우스
여전히 미쳐 있는(샌드라 길버트·수전 구바/류경희 옮김/북하우스/3만 3000원) ⓒ북하우스

여전히 미쳐 있는


1950년부터 2020년까지, 읽고 쓰고 맞서 싸운 여성들의 계보. 길버트와 구바는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의 낙선과 이어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여성 행진을 경험하면서 여성들의 삶과 꿈, 희망과 절망에 대해 점검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느꼈다. 5년의 자료 조사를 거쳐 1950년대 이후 문단에서 활동한 여성 작가들을 포함, 페미니즘 활동가 및 연구자들의 삶과 작품들을 통해 여성들이 싸웠던 문화가 어떻게 확장돼왔는지, 어떻게 싸워나가야 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샌드라 길버트·수전 구바/류경희 옮김/북하우스/3만 3000원

가족 각본(김지혜/창비/1만 7000원) ⓒ창비
가족 각본(김지혜/창비/1만 7000원) ⓒ창비

가족 각본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쓴 김지혜 교수가 4년 만에 내놓는 한국 가족 해부도.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은 어떤 가족에 태어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가족 제도는 개인이 태어날 때부터 불평등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장치이지만, 한국사회를 규율하고 개인의 삶을 운명 짓는 이 견고한 프레임은 평소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저자는 책을 통해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가족 제도가 사실은 사회적 불평등을 강화하며 차별을 재생산하는 구조 아니냐는 질문을 던진다.

김지혜/창비/1만 7000원

사랑하는 여자들에게(이사벨 아옌데/김수진 옮김/시공사/1만 5000원) ⓒ시공사
사랑하는 여자들에게(이사벨 아옌데/김수진 옮김/시공사/1만 5000원) ⓒ시공사

사랑하는 여자들에게


나만의 페미니즘을 찾아낸 78세 여성의 다음 세대 여성들에 영감을 주는 에세이. 라틴 문학의 거장 이사벨 아옌데는 어머니, 자신, 딸 3대가 이방인이자 여성으로 살아온 이야기를 통해 후배 여성들이 삶의 의미를 찾기 바랐다.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여성에게 주어진 틀을 벗어난 경험이 그들에게도 도움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가 전하는 삶의 내공과 철학은 페미니즘이라는 가슴 속의 횃불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사벨 아옌데/김수진 옮김/시공사/1만 5000원

규방의 미친 여자들(전혜진/한겨레출판/1만 8000원) ⓒ한겨레출판
규방의 미친 여자들(전혜진/한겨레출판/1만 8000원) ⓒ한겨레출판

규방의 미친 여자들


여성 잔혹사에 맞선 우리 고전 속 여성 영웅 열전. 페미니즘 리부트로 촉발된 페미니즘 붐은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여성이 등장하는 여성서사로 이어졌다. 미디어에 등장한 다양한 모습의 여성들이 주목받았던 것과 같이, 저자는 신화와 고전 속 여성 영웅들을 재조명해 때로는 시대의 제약을 뛰어넘어 욕망을 드러내고, 때로는 가부장제에 저항하며 다른 세상을 만들어가는 멋진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낯익고도 새로운 여성서사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전혜진/한겨레출판/1만 8000원

두려움은 소문일 뿐이다(최현숙/문학동네/1만 8000원) ⓒ문학동네
두려움은 소문일 뿐이다(최현숙/문학동네/1만 8000원) ⓒ문학동네

두려움은 소문일 뿐이다


일상의 수많은 모순을 끌어안고 사는 사람의 다정을 풀어낸 구술생애사의 생애사. 최현숙은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 못 배운 사람들, 힘없는 사람들 곁에서 그들 각자의 생애를 귀 기울여 듣고 기록해왔다. 그들에 공감할 수 있었던 기저엔 홀로 혼돈 속을 헤매던 청년시절의 경험이 있다. 저자는 가족과 사회에서 겪었던 아픈 기억을 뜯어내며 끝내 폭력에 대한 저항과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다정을 자신만의 길로 만들어낸 지금의 자신을 해명한다.

최현숙/문학동네/1만 8000원

나무를 대신해 말하기(다이애나 베리스퍼드-크로거/장상미 옮김/갈라파고스/1만 7500원) ⓒ갈라파고스
나무를 대신해 말하기(다이애나 베리스퍼드-크로거/장상미 옮김/갈라파고스/1만 7500원) ⓒ갈라파고스

나무를 대신해 말하기


침팬지와 친구가 되었던 제인 구달처럼, 저자는 나무의 ‘동반자’를 자처해 온 여성 식물학자다. 생명을 지닌 존재를 위계 없이 존중하는 아일랜드 켈트 문화권에서 자란 그가 5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나무를 바라보며 알게 된 것을 전한다. 12세에 부모를 잃고 겪었던 트라우마, 과학계의 편협한 시각과 차별을 넘어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인류와 나무, 세계의 지속가능한 미래에 도착하게 된다.

다이애나 베리스퍼드-크로거/장상미 옮김/갈라파고스/1만 7500원

 

악인의 서사(듀나 외 8인/돌고래/1만 8000원) ⓒ돌고래
악인의 서사(듀나 외 8인/돌고래/1만 8000원) ⓒ돌고래

악인의 서사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앞다퉈 범죄자의 이력과 특이사항을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를 두고 나온 말이다. 하지만 이 요구는 더 나아가 우리에게 창작의 윤리까지 고민하게 만든다. 폭력을 저지르는 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그들에게 ‘마이크’를 쥐여주는 이야기를 만들고 소비하는 일. 허구이기만 하다면 도덕적 판단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9명의 대중문화 창작자와 전문가들이 악인의 재현에 관한 다채로운 논점을 제기한다.

듀나 외 8인/돌고래/1만 8000원

요크(최현경/박아람 옮김/책읽는수요일/2만 1000원) ⓒ책읽는수요일
요크(최현경/박아람 옮김/책읽는수요일/2만 1000원) ⓒ책읽는수요일

요크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두 자매의 비밀과 연대를 그린 소설. 동생 ‘제인’은 미국에도, 한국에도 속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에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도, 가보지도 못한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기도 한다. 제인은 자기 몸을 혐오해 남몰래 상상의 ‘리셋’ 버튼을 누르는 버릇도 있다. 한국계 미국인인 저자는 자신과 닮은 제인을 통해, 우리를 절망의 수렁에서 건져 올려주는 것은 결국 ‘집이 돼주는 사람들’이라는 희망을 전한다.

최현경/박아람 옮김/책읽는수요일/2만 1000원

우리는 밤과 화해하기 원한다(엘제 라스커 쉴러/배수아 옮김/아티초크/1만 6700원) ⓒ아티초크
우리는 밤과 화해하기 원한다(엘제 라스커 쉴러/배수아 옮김/아티초크/1만 6700원) ⓒ아티초크

우리는 밤과 화해하기 원한다


“독일의 사포”라고 불리는, 20세기 독일문학사의 몇 없는 중요한 여성 시인으로 꼽히는 라스커 쉴러. 나치 정권하에 탄압당하며 스위스, 취리히, 이탈리아, 팔레스타인 등을 오가며 어려운 삶을 살았지만, 죽을 때까지 사람을 구원하는 사랑의 힘을 노래했다. 유대인과 아랍인의 공존과 화해를 지지하는 평화주의자로서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요소를 작품에 함께 녹여내기도 했다. 그의 시는 혐오와 냉소 가득한 현시대의 독자에게도 강한 울림을 준다.

엘제 라스커 쉴러/배수아 옮김/아티초크/1만 6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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