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진상조사 돌입하자 나흘 만에 고개 숙인 홍 시장
“주말 일정이고 재난대응 매뉴얼에 위배되는 일 없었지만…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서 부적절했다는 지적 겸허히 받아들여”

홍준표 대구시장이 '골프 논란'과 관련해 19일 오후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동지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 ⓒ대구시
홍준표 대구시장이 '골프 논란'과 관련해 19일 오후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동지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 ⓒ대구시

집중 호우로 인해 전국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가운데 주말에 골프 라운딩을 가져 비난에 휩싸인 홍준표 대구시장이 19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동지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홍 시장이 기자회견에서 사과의 형식을 갖추기는 했으나 “주말 일정이고 재난대응 매뉴얼에 위배되는 일도 없었지만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5일 오전 대구지역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며 “당시 대구시는 여름철 자연재난 종합대책에 따라 비상2단계 체제로 행정부시장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총괄, 관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10시 신천 물놀이장 개장식도 예정대로 진행됐고 개장식을 마친 후 11시반 경부터 한시간 가량 운동을 하였고 중간에 비가 와서 그만두고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불거진 이후 줄곧 자신에게는 잘못이 없다는 점을 강조해 온 홍 시장은 “또한 원칙과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홍 시장은 회견 직전 ‘추가 질의답변은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앞서 그는 골프 논란이 불거지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그런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습니까?”, “대 통령이라면 다르겠지만 그 외 공직자들의 주말은 자유”라고 말해 공분을 샀다.

또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면담한 뒤 ‘당시 대구시 공무원들이 비상근무 중 이었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홍 시장은 “비상근무를 지시한 일이 없다”라고 답변해 거짓말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홍 시장이 골프를 친 시간 대구는 공무원 비상근무 제2호가 발령된 상태였다. 비상근무 2호 때는 소속 직원은 연가가 중지되고 전 직원의 20% 이상이 비상 근무하게 돼 있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홍 시장의 폭우속 골프에 대해 “엄중한 사안이다”며 강력 경고한 가운데 당윤리위원회는 오는 20일 회의를 열어 징계개시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결국 홍 시장은 골프 논란 나흘 만에 머리를 숙인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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