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대 요구·보복 갑질·서울청 부당감찰 주장 등 전반 감찰 예정

박인아 경위가 소속 파출소장과 나눈 메시지 ⓒKBS 방송화면 캡처
박인아 경위가 소속 파출소장과 나눈 메시지 ⓒKBS 방송화면 캡처

80대 남성을 지역유지라고 소개하며 여성 경찰관에게 접대를 요구한 파출소장에 경찰청이 감찰에 착수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4월 서울 성동경찰서 금호파출소 A파출소장이 부하직원인 박인아 경위를 80대 남성 B씨와의 자리에 불러내는 등 부적절한 지시를 내리고 보복 갑질을 했다는 폭로에 대해 감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 경위는 앞서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A파출소장이 B씨를 '지역 유지'라고 소개했고 B씨는 박 경위를 '파출소장 비서'라고 부르며 과일을 깎게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A파출소장은 참석을 거절하는 박 경위에 "회장이 승진 시켜준대", "회장님 호출이다. 사무실에 잠깐 왔다 가라" 등의 문자를 보내며 자리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박 경위는 이후에도 근무시간 도중 A파출소장의 부름으로 단둘이 실내 암벽 등반장에 방문하는 등 지속적인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5월 병가를 낸 뒤 서울경찰청에 진정을 제기했지만 A파출소장에게 비교적 낮은 징계인 '직권 경고' 처분이 내려졌다. 오히려 파출소장 역시 박 경위의 근무태만을 문제 삼아 서울경찰청에 진정을 내면서 박 경위는 감찰 조사를 받았다.

계속되는 갑질에 박 경위는 지난 5월 15일 병가를 내고 청문감사실에 감찰조사를 요청했다. 감찰 결과는 구두 처분인 ‘직권 경고’로, 파출소장의 지시가 갑질이나 강요로 볼 수 없다는 이유다.

박인아 경위가 파출소장, 80대 지역 유지 등과 함께 촬영한 사진 ⓒKBS 방송화면 캡처
박인아 경위가 파출소장, 80대 지역 유지 등과 함께 촬영한 사진 ⓒKBS 방송화면 캡처

박 경위는 A파출소장이 다른 직원들에게 박 경위의 근태나 복장불량 등을 지적하는 내용의 진술서를 써달라고 요구했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파출소 CCTV까지 돌려보는 등 보복 갑질을 저질렀다고도 했다. 또한 서울경찰청에서 “앞으로 경찰 생활을 해야 되지 않겠냐”며 구두 경고에서 처분을 끝낼 테니 이번 사건을 덮자는 회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경위는 지난주 서울청 감찰 결과에 이의신청을 했고 경찰청은 지난 17일 경찰직장협의회와 논의해 A파출소장을 직접 감찰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A파출소장의 갑질 의혹과 함께 서울청이 부당하게 감찰했다는 박 경위의 주장 등 관련 사안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박 경위는 A파출소장이 불러낸 자리에서 B씨가 손을 잡고 포옹했다며 그를 강제추행 혐의로 17일 성동경찰서에 고소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