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민의 W초대석]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사진=경기도교육청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사진=경기도교육청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학교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시대에서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함께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하는 시대가 되었다며 기본인성과 기초학습, 기초체력의 균형을 잘 갖춘 인재양성에 방점을 두었다고 강조했다. 취임 1주년을 맞아 집무실에서 가진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임 교육감은 교육공동체의 자율권의 확대를 통해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경기교육의 능동적인 변화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감 취임 1년의 소회는? 

“우선 기본에 충실한 교육이 되도록 인성교육과 역량교육의 균형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에 방점을 두었다. 기본인성과 기초학습역량에 소통역량을 보완해야 하므로 외국어와 디지털 소통능력도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기초체력을 배양하는 것도 행복한 삶을 준비하는데 중요한 요소이다. 학교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시대에서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의 인적, 물적 자원을 함께 공유하는 시대가 되었다. 취임 이후 1년 동안 많은 경기교육 가족을 만나면서 함께 경기교육을 고민하고 미래지향적인 발전방안을 마련했다. 첫 6개월은 경기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고 설계도를 그려가는 과정이었다면 이후 6개월은 경기교육 가족을 대상으로 설계도를 공유하며 학교 현장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기간이었다. 경기교육이 변화하면 대한민국 교육도 변화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 한편 학교 및 교육지원청 등 교육공동체의 자율권의 확대에 주력했다. 자율을 실행동력으로 할 때 각자의 다양한 역할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이룰 수 있다. 학교 구성원들이 학교 자율과제를 선정해 실천하고 학교 예산 편성의 자율성을 강화해 기본운영비를 집행하도록 했다. 교육지원청의 자율성도 더욱 확대해 지역마다 특색 있는 교육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경기교육 설계도에 담긴 기초 역량과 기본 인성교육 강화, 인공지능 기반 에듀테크 활용 교육, 지역교육협력 플랫폼 구축이 차근차근 실현되고 있는 시점이다.”

-최근 수능에서의 ‘킬러문항’ 문제로 논란이 있었다. 향후 대입입시의 전망은?   

“올해 수능은 달라질 것이다. 대학의 신입생 선발은 고등학교 과정을 충실히 이행하고 기초적 소양을 잘 갖추었는가에 초점을 맞추면 된다고 본다. 수능에서 변별력을 있어야 한다는 이유로 특정한 사교육을 받아야 풀 수 있는 ‘킬러문항’은 학교교육과 출제경향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대통령께서 이 점을 고려해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는 방향의 수능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메시지가 분명하기 때문에 올해 수능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 본다. 교과과정에 대한 깊이 있는 사고력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측면에서 출제위원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4차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디지털교육의 방향은 어떠한가? 

“그간 교육에서 도입하기 주저했던 디지털 과학기술을 과감히 도입했다. 디지털 교육 전환 방향에 따른 에듀테크 활용 교육을 위해 초3부터 고3까지 스마트기기를 보급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말까지 44만여 대가 보급되었는데, 오는 8월부터 12월까지 대상학생 100% 보급(초1, 2학년 제외)을 목표로 교육용 단말기 약 33만 대와 충전보관함 약 1만 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학생들에게 1인 1스마트기기가 보급되면 향후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모든 지역, 모든 학교에서 에듀테크 활용 교육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 오는 9월부터 AI 기반 교수·학습플랫폼을 구축해 맞춤형 개별학습이 이뤄지도록 준비하고 있다. 초4, 중1, 고1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범적용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26년까지 전체 학년에 도입할 예정이다. 인공지능 시대 교사들은 지식을 전달하기보다 에듀테크를 활용해 학생 개별 맞춤형 학습과 피드백으로 학생의 역량을 키우고 성장을 지원하는 코칭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교사들이 열정을 갖고 학생 맞춤형 교육과 코칭, 좋은 콘텐츠 공유로 교실 생태계를 바꿔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교사들의 에듀테크 활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연수·수업 공유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으며, AI 활용 맞춤형 교육 시범학교에서 좋은 사례도 만들어 공유할 계획이다.”

-학교폭력 문제가 사회적인 화두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가정과 학교의 인성교육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예방적 차원의 인성교육으로 학생들의 긍정적 자질을 더욱 높이고, 화해중재단 운영으로 학교폭력 문제에 분명하게 대응하려고 한다. ‘내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들’로 바라보는 공동체적 시선이 필요하다. 아버지 교육, 가족 체험형 인성교육 등 가정 연계 인성교육과 학부모-학생 참여 인성교육 실천학교, 생애주기별 부모 교육과정, 자녀교육 온라인 교육콘텐츠를 개발해 가정에서의 인성교육을 위한 학부모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학교폭력과 관련한 청소년 문제 해결과 실천 중심 인성교육에 대한 현장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초등학교 인성교육 교재 3종, 지도서 3종을 개발해 내년부터 보급한다. 존중, 배려, 협력, 윤리적 책임의식을 바탕으로 교육과정, 지역사회·가정과 연계한 통합적 교육활동을 담고, 구체적인 사례와 활동을 중심으로 학생 삶에서 체화될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화해중재단은 학교 내 갈등 사안에 조기 개입해 맞춤형 지원을 하고, 갈등 중재에 전문성을 지닌 중재위원을 위촉해 법률 자문, 갈등 사안 처리 등 현장을 지원한다. 학교폭력, 학생인권 침해, 교육활동 침해 갈등 사안의 화해중재를 통해 갈등 당사자 간 관계를 회복하고 성장 중심의 교육적 해결을 지원하게 될 것이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사진=경기도교육청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사진=경기도교육청

-학생인권이 강조되면서 교사의 수업권과 교권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교권과 학생인권의 균형을 위한 대책은? 

“학생인권조례는 지난 2010년 경기도에서 전국 최초로 학생의 존엄과 가치, 자유와 권리 보장을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학생의 책무가 반영되지 않은 채 권리만 주장하는 상황들이 반복되면서 학교 내 교권 침해가 심각해지고 있다. 교권과 학생인권의 균형을 위한 조치로, ‘학생 책무 강화’를 강조하는 조례 개정을 추진 중이다. 현 인권조례에서 학생의 책무 등을 규정하고 있는 조항을 부분적으로 개정하며 시대의 변화와 상황에 맞게 보완하려고 한다. 지난해 말 경기도교육연구원을 통해 관련 연구를 마쳤고, 지난 5월에는 관련 전담팀(TF)을 구성했다. 이 TF를 중심으로 세 차례의 토론회를 진행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유관부서 협의를 통해 10월 중 조례안을 마련해 경기도의회 심의 등을 거쳐 연내 조례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조례 개정뿐만 아니라 자율성에 기반한 책임교육을 통해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 및 학생의 생활교육을 강화한다. 인성교육 전담 교육원을 만들고 유·초등을 연계한 인성 교육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단계별 교육자료 보급은 물론, 가정 연계 인성교육과 상호협력 시스템을 구축해 생애주기별 부모 교육과정, 화해중재단, 경기교권보호지원센터 권역별 6개소, 경기인성교육 협의체 등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유치원과 어린이집 체제를 통합하는 ‘유보통합’이 2025년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준비상황은? 

“어린 시절부터 국가가 책임지고 돌봐주며, 출발선상에서 교육과 돌봄이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유보통합 필요성에 대해 모두 공감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교육받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좋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관점에서 유보통합에 접근해야 한다. 경기도는 대한민국 모든 지역의 축소판이다. 경기도의 통합 모델이 전국적으로 하나의 표준이 될 수 있기에 경기도가 책임감을 가지고 선도교육청을 운영하며 유보통합의 좋은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 지난 2월 유보통합 추진을 위한 전담팀(TF)을 구성하고 정책 과제와 실천 방안, 안정적 운영을 위한 전문가 의견 수렴 등에 노력해 왔다. 국가가 책임지는 유보통합 돌봄시스템을 구축해 교육이 결합된 ‘교육돌봄’으로 모범이 되는 통합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 경기도 모델이 국가 정책으로 완성도 높게 반영돼 우리사회가 추구하는 유보통합의 큰 방향으로 완성된다면 우리나라 교육정책에 기록할 만한 큰 작업이 될 것이다.”

-돌봄 확대를 위한 경기도교육청의 정책은? 

“늘봄학교 운영으로 초1 적응기간 에듀케어를 실시해 학생의 학교 적응을 돕고 학부모의 돌봄 부담을 완화했다. 돌봄교실 대기 학생과 희망 학생 대상으로 방과후 다양한 놀이・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에듀케어를 지속적으로 운영 중이다. 돌봄학생 특성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건강하고 안전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협력이 필수적이다. 지자체와 연계해 돌봄 거점시설을 구축하고, 돌봄 대기자가 많은 지역에서는 마을 돌봄기관을 위탁 운영하는 등 지역과 연계해 돌봄을 확대해 나가겠다. 올해 하반기 수원, 고양, 성남, 시흥, 의정부, 동두천양주 등 6개 시범교육지원청을 시작으로 경기형 늘봄학교를 운영한다. 시범교육지원청은 센터강화, 거점센터, 지자체 협력, 민간위탁, 복합 등 5가지 모델에 기반해 지역 특성과 여건을 반영해 유연한 형태로 늘봄학교 운영을 다양화할 방침이다. 특히 현장의 늘봄학교 행정업무를 경감하고 방과후학교와 돌봄의 질을 높이기 위해 기존 방과후학교지원센터를 개편해 늘봄학교 지원을 강화했다. 학교 희망에 따라 한시적 정원외 기간제 교사를 배치해 에듀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행정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방과후학교 강사 심사시스템 개발, 업체 위탁 확대, 센터 업무 외부기관 위탁 방안 마련 등 방과후학교 업무를 일원화하고 간소화했다. 앞으로도 경기형 늘봄학교는 지자체 협력 강화, 업무 부담 경감, 돌봄대기수요 해소, 방과후 프로그램 질 제고 등의 목적을 달성해 지속가능성을 찾을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여성신문 독자에게 한 말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처럼 어릴 때부터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연계한 교육, 정답이 아닌 해법을 찾아가는 교육을 실행해나가야 할 때다. 경계를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 교육을 향해 나아가는 경기교육은 앞으로 세대와 성별을 아우르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 힘쓰겠다. 교육의 본질은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관심과 응원, 참여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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