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순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서 열린 '산별 총파업투쟁 계획과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나순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서 열린 '산별 총파업투쟁 계획과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산별 노조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오는 13일 총파업에 들어간다.

보건의료노조는 10일 서울 영등포구 노조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7일까지 127개 지부, 145개 사업장 6만4257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한 결과 투표율 83.07%(5만3380명), 찬성률 91.63%(4만8911명)로 가결돼 13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 밝혔다. 

이번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참가한 지부 수와 사업장 수는 보건의료노조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 파업권을 확보한 조합원 수도 노조 전체 조합원 8만5000명의 75.49%(6만4257명)로 보건의료노조 역사상 최대 규모다. 

파업신청을 한 사업장은 사립대병원지부 29개, 국립대병원지부 12개, 특수목적공공병원지부 12개, 대한적십자사지부 26개, 지방의료원지부 26개 등이다. 상급종합병원 중에서는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이 보건의료노조에 속해 있다.

노조는 ▲간호사 1인당 환자 5명 관리를 통한 환자 안전 보장 ▲직종별 적정 인력 기준 마련 및 업무범위 명확화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공공의료 확충과 코로나19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불법 의료행위 근절을 위한 의사인력 확충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총파업 하루 전인 12일에 의료기관별·지역별로 총파업 전야제를 개최하고, 파업 첫날인 13일 서울로 집결해 대규모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파업 이틀째인 14일에는 세종시 전국 거점 파업과 서울, 부산, 광주 등 3개 지역 거점 파업 등 4개 장소로 집결해 총파업 투쟁을 하기로 했다.

이번 총파업은 지난 2004년 의료민영화 저지·주5일제 관철을 주장하며 파업한 지 19년 만이다. 당시 파업 참여 인원은 1만여명이었다.

노조는 다만 총파업투쟁에 들어가더라도 환자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환자생명과 직결된 업무에 필수 인력을 투입하기로 했다. 또 의료기관 내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응급대기반(CPR팀)을 구성·가동할 계획이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전체 200개 지부 중 교섭권과 재의권이 없는 소수 지부가 있고, 일부 사업장 중에 노사 관계 사정 때문에 교섭이 늦어진 곳이 있다"며 추후 파업에 동참하는 조합원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2021년 9월에도 총파업을 예고했지만,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돼 파업 개시 5시간을 앞두고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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