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밀려 들어온 강력한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고 있다.  ⓒ니폰TV 화면 갈무리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밀려 들어온 강력한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고 있다. ⓒ니폰TV 화면 갈무리

일본 정부가 2011년 3월11일 발생한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과 곧이어 들이닥친 거대한 쓰나미로 폭발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처리해 방류하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후쿠시마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처리된 방사성 폐수를 희석해 바다로 방류하기 위한 설비 공사를 마루리하고 지난 26일 언론에 공개했다.

도쿄 전력은 오염수 방류를 위해 이미 지난 6일 해저터널 안으로 해수를 넣는 작업을 마쳤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계획을 검증해 온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다음달 4일 최종 보고서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다음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오염수 보고서를 전달하고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IAEA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오염수 해양 방류에 관한 포괄적 검증을 실시했다. 조사단은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해 다핵종제거설비(ALPS) 오염수의 해양 방류 설비 공사 상황을 확인했다.

IAEA는 일본의 요청을 받아 기술적 검증, 안전 규제, 독자적인 데이터 분석 등 세 가지 관점에서 오염수 방류 계획을 검증해 왔다.

야마나카 신스케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안전점검을 거쳐 방류허가가 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트리튬 등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후쿠시마 제1 원전의 처리수를 기준에 밑돌도록 희석해, 올 여름부터 바다로의 방류한다는 계획 아래 지난해 8월부터 방류를 위한 설비 건설을 시작했다.

처리수는 안전할까

[후쿠시마=AP/뉴시스]일본 후쿠시마(福島)의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26일 오염된 처리수를 희석해 바다로 방류하기 위한 시설 공사가 완료돼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후쿠시마=AP/뉴시스]일본 후쿠시마(福島)의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26일 오염된 처리수를 희석해 바다로 방류하기 위한 시설 공사가 완료돼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은 64개의 방사성 원소로 물을 오염시켰다. 네이처(Nature.com)는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인간의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것들이다: 탄소-14, 요오드-131, 세슘-137, 스트론튬-90, 코발트-60, 삼중수소로도 알려진 수소-3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방사성핵종 중 일부는 상대적으로 짧은 반감기를 가지며, 재해 이후 12년 동안 이미 소멸됐을수 있다. 그러나 다른 것들은 소멸되는 데 더 오래 걸린다; 예를 들어 탄소-14는 5,000년 이상의 반감기를 가지고 있다.

후쿠시마원 전운영사인 도쿄 전력은 오염수를 1000개 이상의 스테인리스 탱크에 저장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도시바가 개발한 다핵종처리설비(ALPS..advanced liquid-processing system)로 처리한 이른바 '처리수'다. 

네이처에 따르면 영국 포츠머스 대학의 환경 과학자인 짐 스미스는 이것이 태평양 주변 국가들에게 끼치는 위험은 아마도 무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반면 미국 국립해양연구소협회(US National Association of Marine Laboratories)는 "일본의 안전성 주장을 뒷받침하는 적절하고 정확한 과학적 자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하와이 대학의 해양 생물학자 로버트 리치먼드도 "다핵종처리설비 물을 처리한 후 바다로 방류하는 것을 홍보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바다 건강과 인간 건강에 안전할 것이라는 물음에 "아니다'라고 말했다.

도쿄대 대기해양연구소의 해양학자이자 해양 화학자인 시게요시 오토사카는 유기적으로 결합된 형태의 삼중수소가 어류와 해양 생물체에 축적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쓰나미로 방사성 물질이 방출돼 오염된 물속의 방사성 물질이 물고기에 축적되는지에 대한 국제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토통신은 지난 6일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 생선에서 기준치를 크게 웃도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교토통신에 따르면 도쿄전력이 지난달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에서 잡은 우럭을 검사한 결과 결과 일본 식품위생법에서 정한 기준치인 1㎏당 100베크렐(Bq)의 180배에 달하는 1만 8000베크렐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

지난 4월 같은 장소에서 잡은 쥐노래미에서도 기준치의 12배에 달하는 120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된 바 있다.

교도통신은 물고기를 잡은 장소가 원전 1~4호기의 바다 쪽 방파제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비교적 높은 내부의 물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어민들 오염수 방류 강력 반발

[도쿄=AP/뉴시스] 16일 일본 도쿄에 있는 도쿄전력(TEPCO) 본사 앞에서 시위대가 '오염수 방류 반대' 현수막을 들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고 있다. 이날 수십 명의 반핵운동가가 쓰나미로 파괴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는 도쿄전력 밖에 모여 방사능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도쿄=AP/뉴시스] 16일 일본 도쿄에 있는 도쿄전력(TEPCO) 본사 앞에서 시위대가 '오염수 방류 반대' 현수막을 들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고 있다. 이날 수십 명의 반핵운동가가 쓰나미로 파괴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는 도쿄전력 밖에 모여 방사능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후쿠시마 지역 어업 단체장들은 강한게 반대하고 있다.

일본 NHK방송과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소마시의 후타바 어업협동조합의 곤노 토시미츠 조합장 일행은 지난 7일 원전 소관 부처장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을 찾아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면 지역 수산물에 대한 악소문으로 어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기자들에도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곤노 조합장은 "왜 방출해야 하는가", "피해가 발생하면 우리 생활은 어떻게 되는가" 등을 물으며 조합원들의 우려를 전했다.

어민대표들은 비공개면담에서 "어업 관계자들의 이해없이 방류하지 않겠다던 약속은 어떻게 됐느냐"고 따지거나 "앞으로 어획이나 유통에 악영향이 생길 텐데 우리 생활은 어떻게 되느냐"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니시무라 산업상은 "후쿠시마의 매력 있는 어업이 계속될 수 있도록 노력해가고 싶다"라고 밝혔다.

곤노 조합장은 이날 면담 후 기자들에게 "우리 조합은 (오염수) 방출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라며 "국가가 책임감을 갖고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 어민들 "어업인에게 희생을 강요하지 마라"

한국의 어민들이 지난 23일 오전 10시 전남 완도군 완도항 제1부두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해상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한국의 어민들이 지난 23일 오전 10시 전남 완도군 완도항 제1부두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해상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일본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한국의 어민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어민들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국의 어민들은 지난 23일 오전 10시 전남 완도군 완도항 제1부두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해상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전복과 미역, 다시마, 김, 어류 등을 양식하는 어업인들의 단체인 한국수산업경영인 전라남도 완도군연합회 주최로 열렸다.

어민들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강행하려는 일본 정부와 이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을 내놓지 않는 우리 정부를 규탄했다.

수산물 생산 전국 1위 지역인 어업인들은 "어업인 희생 강요 말라"고 주장했다.

어민들은 "일본 앞에서 한마디도 못하는 대통령,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전남지역 어민 800여명이 참여했고, 어선 250여척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부산지역 수산업계는 지난 4월 30일 오전 부산 사하구 부산시수협 다대공판장에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결정에 대한 총궐기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대회 후 어선 등 선박 40여 척을 동원해 해상시위를 벌였다.

지난 4월 19일에는 전남 여수시 국동항에서 어민들이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 결정 일본 규탄 대회를 열었다. 여수 어민들이 연·근해 어선 150여척을 동원해 오염수 방출 반대 해상시위를 펼쳤다.

중국,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안돼...안전성 납득하지 못해"

후쿠시마 원전 폭발 직후 주변에 폐기물을 쌓아놓고 있다. ⓒBBC 화면 갈무리
후쿠시마 원전 폭발 직후 주변에 폐기물을 쌓아놓고 있다. ⓒBBC 화면 갈무리

중국은 "모든 이해관계자와 국제기구에 (오염수의) 안전성을 확인받기 전에 방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GT)에 따르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2일 "국제사회는 소위 오염수의 안전성에 대해 납득하지 못했다"고 논평했다.

왕 대변인은 데이터의 독립성과 검증성이 의심된다며, 일본이 국제적 의무와 안보 기준, 모범 사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오염수를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바다에 오염수를 콸콸 쏟아내기 전에 다른 처분 옵션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쑨샤오보 외교부 군축사(司) 사장(국장)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일방적으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기로 결정한 뒤 중국은 엄중한 우려와 단호한 반대를 표시했다”며 밝혔다.

쑨 사장은 “오염수는 대량의 방사성 원소를 함유하고 있고 아직 효과적인 처리 기술이 없어 해양 환경과 인체 건강에 예측할 수 없는 위해를 끼칠 것”이라며 “일본이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기로 한 것은 위험을 모든 인류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소비자들은 오염수 방류에 대한 항의표시로 일본 화장품에 대한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주 웨이보, 샤오홍수, 더우인 등 중국 주요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일본 화장품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이 소셜미디어에 일본 화장품 브랜드 목록을 공유하면서 오염수 방류로 인한 안전 문제를 제기하자 “일본 화장품을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샤오홍슈의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4472명 가운데 79%가 일본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일부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선 일본산 원료를 사용하는 중국의 유아용품이나 식품 브랜드까지 불매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태평양 섬나라들 "일본 본국에 버려라"

태평양제도포럼(Pacific Islands Forum.PIF) 정상들 ⓒPIF 홈페이지
태평양제도포럼(Pacific Islands Forum.PIF) 정상들 ⓒPIF 홈페이지

태평양제도포럼(Pacific Islands Forum.PIF)의 헨리 푸나 사무총장은 지난 26일 성명을 내고 "태평양 국가들은 핵물질 투기를 금지한 라로퉁가협약(Rarotonga Treaty)에 따라 남태평양비핵지대에 있는 바다에 방사성 폐기물 및 기타 방사성 물질의 투기를 지원하거나 장려하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을 법적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푸나 사무 총장은 태평양제도포럼 국가 지도자들이 지난 수년 동안 태평양에 핵폐기물을 버리려는 국가들의 시도에 대해 논의해 왔다고 밝혔다. 지도자들은 일본과 다른 해운국들에게 태평양에 핵폐기물을 저장하거나 버리는 대신 본국에 핵폐기물을 저장하거나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지난 1985년 지도자들은 일본의 총리가 방사성 페기물을 태평양에 버리지 않겠다고 한 발언을 환영했다고" 밝혔다.

PIF는 일본의 핵폐기물 투기로 태평양 국가들이 얻을 것은 없으며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핵 유산 문제와 해양, 어업, 환경, 생물 다양성, 기후 변화, 건강 등 많은 위험을 안겨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평양 국가들은 지난 1월에도 회의를 갖고 일본 측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연기를 요구했다.

헨리 푸나 사무총장은 “모든 당사자들이 안전하다고 인정할 때까지 어떠한 방류도 안 된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태평양제도포럼은 지난 1971년에 설립됐으며 호주와 뉴질랜드, 쿡 제도, 팔라두, 파퓨아뉴기니 등 18개 나라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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