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이 지원할 탱크가 수송기에 실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서방이 지원할 탱크가 수송기에 실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유럽의 중립국 스위스가 100대에 가까운 레오파드 전차 수출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각) 스위스 정부의 7인 집행기관인 연방평의회가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판매하는 것은 전쟁물자법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거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연방평의회는 “우리는 96대의 탱크가 현재 스위스 법에 따라 매각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판매가 스위스의 중립 정책에서 벗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탱크 96대는 모두 이탈리아에 보관되어 있으며, 2016년 스위스 무기 제조업체인 루아그(Ruag)가 개인 거래를 통해 이탈리아 군으로부터 인수한 것이다. 스위스에서 운행된 적이 없고 스위스 군이 사용할 목적도 아니며, 현재 스위스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은 상태다. 루아그는 이 탱크들을 개조한 후 제3국에 판매할 계획이었다.

지난 10월에도 스위스는 독일 비축고에 보관 중인 구식 스위스산 대공 탄약을 우크라이나에 기부하는 것을 거부했다.

이번 결정은 스위스 정부의 이전 결정과 일치하지만, 유럽 나토 회원국 사이에서 큰 분노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FT는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잠재력 손실이라는 측면에서 여태껏 스위스가 행사한 거부권 중 가장 중대하기 때문이다.

FT는 이번 결정으로 가장 높은 국가 정치 원칙 중 하나를 보호하는 것과 서방과 경제적 유대를 유지하고 러시아의 침략에 대한 도덕적 비판자로 자리매김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유럽으로부터 외교적인 고립이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웃 유럽국가들은 수개월 동안 스위스 정부에 중립 정책에 대한 제한적인 해석을 완화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특히 독일은 스위스의 완고함이 우크라이나에 상당한 규모의 군사비를 지출하고 그 밖에도 중요한 원조를 제공하는 베를린의 입장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랭 베르셋 스위스 대통령은 스위스산 또는 스위스 소유 무기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모든 움직임을 비난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초 인터뷰에서 그는 정부 내 동료들이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하며 “전쟁은 스위스 DNA의 일부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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