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정책연구원 28일 1시 30분
‘온라인 폭력과 여성의 공적 참여 : 한국의 현황과 대응 방안’ 주제 웨비나 개최

한국에서 여성 정치인과 여성 언론인에 대한 온라인 폭력이 심각한 상태이며, 이가 정치적 대표성을 저해시키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원장 문유경)은 28일 오후 ‘온라인 폭력과 여성의 공적 참여: 한국의 현황과 대응 방안’을 주제로 국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국제 세미나는 여성 정치인과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온라인 폭력 실태를 파악하고, 향후 한국에서의 대응 과제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유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은 “이미 국제사회에서는 공적 영역에서 활동하는 여성의 온라인 안전 이슈를 주요하게 다루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대응이 부족한 상황이다”고 설명하며, “세미나를 통해 성평등한 온라인 환경에서 여성 언론인과 정치인의 사회 참여를 촉진하고,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도출하는 전반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행사 개최의 의의를 밝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원장 문유경)은 28일 오후 1시 30분부터 “온라인 폭력과 여성의 공적 참여: 한국의 현황과 대응 방안”을 주제로 국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민정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온라인 상에서의 괴롭힘은 위축 효과를 발생시키는 한편, 자기 검열로 접어들게 만든다”면서 “더 나아가 언론 현장을 떠나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만든다”고 말했다.ⓒ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세미나는 3개의 발표와 토론·질의 응답으로 이어졌다. 킴 바커 영국오픈유니버시티 법학부 부교수, 올가 유라시 영국오픈유니버시티 법학부 교수가 “공적 영역에서의 여성에 대한 폭력: 지속되는 위기인가”를, 윤지소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국제협력센터장이 “여성 정치인에 대한 온라인 폭력: 글로벌 현황과 한국에의 시사점”을, 신우열 전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조교수, 김창욱 한동대학교 글로벌리더십학부 부교수가 “여성 언론인에 대한 온라인 괴롭힘 실태와 대응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올가 유라시 교수는 “온라인 폭력으로 인해 여성들은 공적 영역에 대한 참여를 자제하고 있다”며 “정치, 언론, 스포츠에서도 여성들이 이런 일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폭력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더욱 약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지소 센터장은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에 대한 안전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또한 다양한 수준에서 공적 활동을 하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 있는 만큼 그러한 것에 대해 어떻게 개입할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원장 문유경)은 28일 오후 1시 30분부터 “온라인 폭력과 여성의 공적 참여: 한국의 현황과 대응 방안”을 주제로 국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은희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연구위원은 “젊은 여성 정치인들의 경우 온라인 폭력에 대해 위협을 느끼고 있었고, 오프라인 활동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워 했다”면서 “여성 정치인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도 누군가 어디서 덮칠지 모르겠다는 불안감을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 기자 대상 온라인 괴롭힘을 ‘괴롭힘’이 아닌 ‘폭력’으로 명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우열 교수는 이같이 말하면서 “여성기자들이 특히 온라인 괴롭힘의 타깃이 된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여성으로서 그리고 기자로서의 정체성 때문”이라며 “그러나 젠더 기반 폭력으로서 여성이기 때문에 공격을 당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토론 및 질의응답에서는 정연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의 진행으로 토론자들이 여성의 공적 참여에 있어 온라인 폭력 대응방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나눴다.

토론자로 나선 김민정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온라인상에서의 괴롭힘이 언론 자유에 대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온라인 상에서의 괴롭힘은 위축 효과를 발생시키는 한편, 자기 검열로 접어들게 만든다”면서 “더 나아가 언론 현장을 떠나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신기영 일본 오차노미즈여자대학 젠더연구소 교수는 “여성 정치인이나 언론인은 우리 사회에서 아직 일종의 권력자로 생각되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가 되는 경우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여성들은 인터넷 네이티브 세대이기 때문에, 여성 정치인에 대한 온라인 폭력이 마치 자기 자신에게 가해지는 간접적인 폭력처럼 여겨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다해 한겨레 기자는 취재 현장에서 바라본 변화를 설명했다. 박 기자는 “취재 현장에서 볼 때 여성 기자의 수가 양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변화로 특유의 취재 문화 등에 일부 변화가 일어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뉴스 소비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다 보니 기자들이 더 적극적인 ‘플레이어’로 활동하기를 요구하는 언론사 등이 존재한다. 신문기자에게 유튜브와 같은 영상매체를 적극 활용하고 출연할 것을 요구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실시간으로 필터링되기 어려운 댓글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연구위원은 젊은 여성 정치인이 온라인 폭력으로 인해 겪는 불안감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젊은 여성 정치인들의 경우 온라인 폭력에 대해 위협을 느끼고 있었고, 오프라인 활동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워 했다”면서 “여성 정치인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도 누군가 어디서 덮칠지 모르겠다는 불안감을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한국은 아직 전반적인 실태를 파악할 수 없다.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당장 우선적으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온라인 폭력과 여성의 공적 참여 : 한국의 현황과 대응 방안’을 주제로 28일 오후 1시 30분 웨비나를 연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온라인 폭력과 여성의 공적 참여 : 한국의 현황과 대응 방안’을 주제로 28일 오후 1시 30분 웨비나를 연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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