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교수, 성추행 의혹으로 정직 5개월 처분 받아
대전협 “구체적인 분리 계획과 재발 방지 대책 공개해야”
여의사회 “피해자들 정신적 스트레스로 근무지·진로 고민”

서울아산병원(사진=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서울아산병원(사진=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서울아산병원에서 여성 전공의와 간호사 10여명을 성추행해 정직 처분을 받은 A교수가 오는 9월 복귀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전공의와 여성의사들이 반발하며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27일 입장문을 통해 “위계 관계에서 발생한 폭력이자 사회적 기준에서도 범죄로 여겨지는 짓을 저지르고도 고작 몇 개월의 정직으로 가볍게 쉬다 오면 해결되는 문제로 만드는 결정에 대해 큰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전협은 “병원 내에서 상습적인 성범죄가 발생했고 10여 명의 피해자들이 용기내 신고했는데, 그 결과가 반년도 되지 않아 다시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것이라면 누가 그 병원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며 “수많은 이동이 필요한 병원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어떻게 분리하겠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A교수와 피해자들과의 구체적인 분리방안을 촉구하고 있다. 대전협은 “서울아산병원은 피해자들에게 복귀 일정을 미리 알리고 A교수를 업무공간에서 분리할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는지, 재발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여자의사회(여의사회)도 이날 입장문에서 지난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울아산병원 A교수 복직에 대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현장과 전문가 의견을 들어서 개선방안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답변한 것을 언급하며 “이같이 불미스러운 일이 의료 현장에서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인 모두의 관심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여의사회에 따르면 피해 여성 전공의와 간호사들은 지금도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근무지와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여의사회는 이번 사건의 해결을 촉구하며 “서울아산병원에 해당 사건 피해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명확한 분리 조치와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4월 여성 전공의와 간호사 등 10여명을 성추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된 A교수에게 정직 5개월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병원에 신고된 피해 사실 중에는 “심장 초음파 보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며 손으로 목 아래부터 가슴 끝까지 쓸어내렸다”, “회의하는 동안 허벅지를 자주 만졌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전공의에게 “힘드니 몸매 유지는 되겠다” 등의 말을 하는 등 언어적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당시 피해자들은 병원의 처분에 따라 고소·고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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