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올해 1분기 라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체 가구 소득 증가율의 3배를 넘었다. 라면값은 금융위기 이후 분기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빵과 과자, 아이스크림 등도 3∼4배 수준이었다. 

2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399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늘었다. 처분가능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세금과 연금, 사회보험 등을 뺀 것으로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이다.

올해 1분기 먹거리 물가 상승 폭은 처분가능소득 증가율보다 훨씬 컸다.

대표 먹거리 물가 품목인 가공식품과 외식의 물가 상승률은 9.9%와 7.5%로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2.9배, 2.2배였다.

가공식품의 경우 세부 품목 73개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상회하는 품목이 87.7%인 64개에 달했다.

이 중 치즈(32.8%), 드레싱(29.1%), 식용유(28.8%) 등 8개 품목은 20% 이상 뛰었다.

또  빵(14.3%)과 스낵과자(13.1%), 라면(12.4%), 아이스크림(11.8%), 파이(11.0%) 등은 10%가 넘었다.

라면값은 올해 1분기 가격 상승률이 세계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14.7%) 이후 15년 만에 최고였다. 5월 말에는 전년보다 13.1% 뛰었다. 

빵은 지난해 4분기 15.3%로 2008년 4분기(17.8%) 이후 정점을 찍었다가 올해 1분기 소폭 하락했다. 5월 상승률은 11.5%였다. 스낵과자는 지난해 4분기 14.1%로 2008년 4분기(18.2%) 이후 최고였다가 올해 1분기 소폭 내렸지만 5월에도 10.5% 오르는 등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1분기 외식 세부 품목 39개 중 단 2개를 제외한 37개(94.9%)의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웃돌았다.

음식점 등에서 마시는 소주(외식)의 물가 상승률이 10.7%에 달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3.1배였고, 맥주(외식)도 10.2%로 3배였다.

피자(10.5%)와 라면(외식)(10.4%), 김밥(10.4%), 떡볶이(10.0%), 돈가스(10.0%) 등 평소 서민들이 자주 즐기는 외식 품목도 10%가 넘었다.

저소득층의 경우 먹거리 부담은 더 컸다

소득 하위 20%(1분위)의 1분기 처분가능소득은 85만8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은 1분위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7.6배, 5.8배였다.

소득 상위 20%(5분위)는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4.7%로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각각 2.1배, 1.6배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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