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못다 한 책임 다 하겠다”
친이낙연계 “총선 승리 방안 기대”
국민의힘 “사과 먼저 하는 게 도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미국 유학길에 오른 지 1년 만에 국내에 복귀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비명계는 이 전 대표가 야권 지지층 결집에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 잘못에 반성문부터 쓰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귀국 인사를 통해 1년 동안의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소회를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직후 미국으로 건너가 1년간 조지워싱턴대학에서 방문 연구원 자격으로 유학 생활을 해왔다.
이 전 대표는 자리에서 "여러분은 고통을 겪는데, 떨어져 지내서 미안하다"며 지지자를 위로하고 "이제부터는 여러분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 유학에 대해선 "대한민국이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가 고민거리였고, 그 공부를 했다. 공부한 것으로 책을 썼고, 강연도 했다. 강연을 하면서 공부가 더 충실해졌다"고 설명했다.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냈다.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세계가 대한민국을 걱정하고 있다” 등 한국 정세에 우려를 표하며 △수출 위축 △경제 위기 △민주주의와 복지의 후퇴 △대외관계 붕괴를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모든 국정을 재정립해주기 바란다. 대외 관계를 바로 잡아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일본을 향해선 “원전 오염수 해외 방류 중단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에는 “대한민국을 더 존중해야 옳다”고, 러시아에는 “침략은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책임론 제기했다.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된 데에는 저의 책임도 있다는 걸 잘 안다”며 “못다 한 책임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항에는 지지자 1000여명을 비롯해 김철민·박영순·설훈·이개호·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운열(연대와공생 상임이사) 전 의원, 신경민(연대와공생 부이사장) 전 의원 등 친이낙연계 인사들이 마중 나왔다.
이들은 앞으로 이 전 대표가 당 안팎에서 맡은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훈 의원은 ‘못다 한 책임을 다 하겠다’고 한 것이 대권도전을 뜻한 것이라는 해석은 경계하며 “당이 위기에 처하면 당신 몸을 던져 당을 구하겠다는 취지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 상황과 관련해서는 “당 상임고문이기 때문에 적절한 상황에 맞춰서 상임고문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국민들과 민주당이 바라는 바를 해낼 거라고 본다”며 “기다려보면서 민주당 내에서 자신이 할 역할들을 함께 논의하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김철민 의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당이 어려움에 처했으니 무엇이 어려운지 본인 스스로 잘 캐치해서 당이 총선 승리를 할 수 있는 방안, 대안, 정책을 내놓을 것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지금 현재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본인의 풍부한 국정 능력 경험을 살려서 윤석열 정부를 따끔하게, 질책할 것은 질책하고 좋은 방향으로 안내할 거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를 ‘반갑지 않은 손님’이라며 “‘못다 한 책임’ 이야기 전에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 잘못에 반성문부터 쓰라‘”고 지적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수석부대변인은 25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귀국에 대해 논평을 내고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아무리 엉망이라 한들, ’이낙연 전 총리‘가 대체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밝혔다.
또한 "누더기 부동산 정책과 망국적인 탈원전 정책, 근본없는 소득주도성장 등 문 정권의 숱한 무능과 실정에서 이 전 총리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 대표 시절에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에게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이라며 2차 가해를 했고, 북한에 의해 피격된 우리 공무원을 향해 ’화장‘이라는 폄훼도 서슴지 않았다”며 “’비난은 잠시‘라는 말로 꼼수 위성정당을 탄생시켰고, ’괴물 공수처법‘, ’누더기 선거법‘에 힘을 실었던 당시 이낙연 대표는, 당헌당규까지 고쳐가며 박원순, 오거돈 전 시장의 성비위로 인한 재보궐 선거에 후보를 냈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이어 “온갖 성비위와 내로남불, 안보불감증과 입법 폭주로 상징되는 지금의 민주당이 되기까지 이 전 총리의 책임 또한 결코 적지 않은 것”이라며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못다 한 책임‘운운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나라 걱정하게 만든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무능과 실정에 ’다 한 사과‘부터 하는 것이 도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