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와 치료의 대상이었던 정신장애인들이 스스로를 “신경다양인”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정신장애인에 차별적인 제도들을 바꾸기 위해 신경다양인들 간 연대가 이어지고 있다. ⓒfreepik
앨라이쉽은 딕셔너리닷컴(dictionary.com)이 선정한 2021년 올해의 용어로 공동의 목적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는 사람, 집단 또는 국가의 관계 혹은 위상의 의미가 있다.  사진=freepik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 증진을 위해 오랜 기간 노력해온 미국 사회도 포용성 확대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예로 여러 주에서 주 정부의 지원을 받는 주립대학의 DE&I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법령을 제안했거나 준비하고 있다. DE&I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업과 기관도 직장에서의 불평등 해소를 위한 노력이 아직 진행형이다. 

포용적 문화 위해 꼭 필요한 것

무엇이 문제일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한 보고서는 다수 그룹은 변화와 특권을 놓치는 것, 틀린 말을 하는 것에 두려움과 불편함을 갖고 있고, 반대로 소수 그룹 혹은 소외 그룹은 나 홀로의 의견으로 비치거나, 토큰으로 보이는 것, 편향과 차별을 지적하는 것이 경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두려워한다고 한다. 이러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포용적 문화를 조성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이 ‘앨라이쉽(Allyship)’이라고 강조한다. 

앨라이쉽은 2021년 처음으로 딕셔너리닷컴(dictionary.com)에 등재된 단어이자, 올해의 용어로 선정된 단어다. 2021년 등재되기는 했지만 새로운 단어는 아니다. 1800년대부터 사용된 용어로, 공동의 목적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는 사람, 집단 또는 국가의 관계 혹은 위상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사용되는 의미는 소외된 집단의 일원이 아닌 사람, 혹은 힘, 지위, 특권을 가진 사람이 소외집단의 권익 증진을 위한 역할이나 위상이며 그 의미는 점점 더 진화하여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같이 돌봄의 부담을 가진 이들까지도 확대되고 있다. 한글 번역을 찾아보면 동맹, 연대, 연합이라는 용어가 가장 많이 등장하나 많은 의미가 함축된 앨라이쉽의 정의를 제대로 전달하지는 못하고 있다. 또한 우리 글로 앨리쉽이라고 쓰이기도 하나 앨리(alley)는 골목 등의 좁은 길을 나타내는 단어임으로 앨라이쉽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다.  

앨라이쉽은 딕셔너리닷컴(dictionary.com)이 선정한 2021년 올해의 용어로 공동의 목적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는 사람, 집단 또는 국가의 관계 혹은 위상의 의미가 있다. 사진=딕셔너리닷컴
앨라이쉽은 딕셔너리닷컴(dictionary.com)이 선정한 2021년 올해의 용어로 공동의 목적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는 사람, 집단 또는 국가의 관계 혹은 위상의 의미가 있다. 사진=딕셔너리닷컴

분열 넘어 포용 사회로 나아가야

‘직장에서의 앨라이쉽’ 워크숍을 개발해 온라인으로 공유하는 미국의 비영리단체 린 인(LeanIn.org)은 앨라이쉽 활동을 세 단계로 나누어 설명한다. 첫 번째는 개인적 차원의 노력이다. 자신의 생각과 경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소외된 집단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들의 경험 이해하고 존중함이 중요하다. 또한 자신의 편견과 편향성을 인지하고 개선한다. 두 번째는 소외집단의 구성원과 일상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지지하고, 이슈를 발굴하며, 변화를 추구하는 활동이다. 세 번째로는 조직의 규범, 정책, 시스템을 바꾸는 활동이다.

10년 전만 해도 포용성(inclusion)은 생소한 단어였으나 이제는 꽤 익숙한 용어가 되었다. 앨라이쉽은 아직 우리에게는 생소한 용어지만 확산 추세에 있는 것은 틀림이 없다. 앨라이쉽의 올해의 용어 선정에는 어려웠고 분열된 시간을 뒤로 하고 희망, 낙관, 그리고 미래에 대한 가능성에 향한 염원도 담고 있다. 앨라이쉽의 확대를 통해 우리 사회도 하나로 힘을 모아 포용적 사회로 나아가는 바람을 담아본다. 

참고로 2022년, 딕셔너리닷컴의 올해의 용어는 여성(women)이었다.   

오명숙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여성신문
오명숙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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