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영희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
11년 차 한의사·4년 차 제약회사 CEO 출신
서울시 난임부부 지원 사업 발의, 본회의 통과
“박원순 다큐 침묵하는 정당? 존재 의의 없어”

윤영희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  ⓒ여성신문
윤영희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 ⓒ여성신문

11년 차 한의사·4년 차 제약회사 CEO 출신인 윤영희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비례·초선)은 진료실과 현장에서 고민했던 점들을 의정활동으로 풀며 정치적 효능감을 느끼고 있다. 윤 시의원은 “시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만들고 서울시의 예산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지 1년이 됐다”며 “보건의료·경영인 출신으로서 진료실과 창업 현장에서 고민했던 것들을 의정활동으로 하나씩 풀고 있다”고 밝혔다.

윤 시의원이 정치에 뛰어든 것은 문재인 정부의 노동 정책에 문제의식을 느껴서다. 그는 “문 정부 초반에 최저임금이 급상승했는데 지방에서 벤처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선 도무지 공감할 수 없는 정책이었다”며 “현실을 모르고 정치를 하면 국민이 고통받는다는 문제의식을 느껴 정치에 관심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최저임금 급상승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던 분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었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보기에 지극히 상식의 목소리였다”며 “안 의원에게 공감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윤 시의원은 다양한 시민을 닮은 의회를 지향한다. 그는 “제가 만약 정당 활동만 하다가 시의회에 왔다면 다양한 현장의 고민을 의정활동으로 풀 수 있었을까 싶다”며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이 의회에 오는 것이 시민에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을 닮은 사람들이 의회에 모일수록 의회 민주주의를 더 실현할 수 있다”며 “거대양당뿐 아니라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의당·녹색당 등 소수 정당도 의회에 입성해야 더 건강한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일 윤 의원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난임 극복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서울시 난임부부 지원 사업은 이르면 올해 9월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윤 의원은 “발의부터 통과까지 매우 신속하게 이뤄졌다”며 “중앙정부·지자체 등 모두 초저출생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공감했다. 집행부의 의견을 청취했을 때 오히려 신속하게 발의해 줘서 고맙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저출생 대책과 관련해 아이를 갖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난임 부부들이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발언을 했는데 당시 조례 근거는 없던 상황이었다”며 “정부가 하고자 하는 정책을 발의했기 때문에 빠르게 조례가 수립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면 과제를 두고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한마음으로 손발을 맞춘 사례”라고 강조했다.

윤 시의원은 난임 부부 문제와 연결해 난임 치료 유급 휴가 제도 도입을 살펴보고 있다. 그는 “난임 치료를 위한 시술 과정을 보면 2, 3월동안 배란 유도 주사를 맞으면서 준비를 하는데 1일뿐인 유급휴가로는 시술부터 출산까지 이뤄지기는 어려워 최소 3일 정도 법정 휴가를 줄 수 있도록 하려는 담론을 형성하고 있다”며 “현재 국회에선 남임 치료를 원하는 근로자가 최장 3개월의 난임 휴직을 쓸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국회의 입법 과정을 잘 지켜보면서 시의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윤 시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윤영희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
윤영희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

-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업과 정책에 대한 견해는.

“지난 선거의 개표 결과를 살펴봤는데 오 시장은 지난 4·7 재보궐선거와 6·1 지방선거에서 압도적인 시민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분입니다. 첫째 ‘약자와의 동행’에 동감합니다. 전임 시장과는 다르게 취약계층에 더 두터운 복지를 하겠다는 것인데 저는 선별 복지 취지에 공감합니다. 둘째는 저는 그동안 서울이 과거에 갇혀 있다고 생각했는데 미래·국제도시를 이야기하는 오 시장의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가 기대됩니다. 물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더 설득력 있고 짜임새 있게 보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다큐멘터리 제작·상영에 대한 견해는.

“다큐의 내용은 잘 모르지만 특정 정치인을 성역화하면서 시민의 한 사람인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정당으로서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인지 비판받을 지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하는 것이고 그런 관점에서 사안을 바라봐야 존재할 가치가 있는 정당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정 정치인을 성역화하기 위해 존재하는 정당이라면 존재의 의의가 없습니다.”

- 어떤 정치를 하고 싶습니까?

“국민을 닮은 정치인들이 상식의 정치를 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정치인들은 국민과 닮지 않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 정치 롤 모델도 있습니까?

“독일에서 가장 여성대표성이 약한 보수의 기민당에서 당의 상징이 돼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입니다. 메르켈 전 총리는 통일 독일에서 동독 출신의 여성이었고, 이공계 박사 출신입니다. 어떻게 보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정치를 했을 것인데 포용력과 화합의 리더십을 갖춰 정치를 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 여성·청년·초선 정치인이라 겪은 부당한 일도 있습니까?

“저는 태어나면서부터 비주류였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이고, 현재 의회에선 젊은 정치인이고, 초선이자 비례대표고. 따지자면 저는 비주류 중의 비주류 중의 비주류인 것이죠. 우리 사회가 구조적으로 비주류에게 친절하진 않습니다. 결국엔 개인 역량으로 편견을 넘어서야 합니다. 메르켈 전 총리 또한 그래왔듯이 개인적인 정치력으로 이겨내 보고 싶습니다.”

- 성평등 의회를 만들기 위해서 변화해야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의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여성은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이정도면 평평하다고 합니다. 여전히 사회가 많이 기울어져 있다는 것부터 인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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