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인천여성영화제 폐막작 '두 사람' 소개글. ⓒ(사)인천여성회
2023 인천여성영화제 폐막작 '두 사람' 소개글. ⓒ(사)인천여성회

인천시가 지역여성영화제에 “퀴어영화를 빼라”고 요구했으나, 영화제측이 시 지원을 거부하고 예정작을 그대로 상영하기로 했다.

인천여성영화제는 영화를 매개로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차별과 편견을 무너뜨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담론을 형성, 지역의 성평등 문화확산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올해로 19년째 진행해 온 인천의 대표적인 여성영화제다.

2019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제안됐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시 보조금 사업으로 진행해 왔다. 올해도 5월 최종 선정됐다.

그러나 선정 이후 인천시는 인천여성영화제의 상영작을 문제 삼으며 실행 자체를 지연시켰고, 여전히 상영작 선정에 개입하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게 주최측의 주장이다.

2023년 인천여성영화제 사업 추진에 관한 (사)인천여성회 입장문. ⓒ(사)인천여성회
2023년 인천여성영화제 사업 추진에 관한 (사)인천여성회 입장문. ⓒ(사)인천여성회

주최측에 따르면, 인천시는 12일 실행계획서 수정 요청 공문을 보내 ‘퀴어 등 의견이 분분한 소재 제외’를 요청했다.

14일 주최측이 해당 요청을 거절하자, 인천시 여성정책과장은 “퀴어 영화는 인천 시민 모두가 동의하지 않고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아이들이 동성애를 트랜드처럼 받아들이고 잘못된 성 인식이 생길 수 있기에 교육적으로 악영향을 끼친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주최측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인천시가 이미 공모를 통해 선정된 사업인 2023년 인천여성영화제의 상영작을 검열하려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명백한 전체주의 행정이며 그 이유가 퀴어 혐오임을 책임 공무원이 대놓고 말하는 건 명백한 혐오 행정”이라며 “인천시의 요구대로 상영작 리스트를 수정하지 않을 것이며 애초 계획한 상영작 그대로 영화제를 치를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주최측은 지지자들의 열띤 후원으로 17일 영화제를 위한 텀블벅 펀딩을 100%이상 달성했다.

이번 영화제는 '환란의 시대; 무너뜨리고 연결하기'라는 주제로 7월 14~16일 열린다. 총 29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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