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박미옥(박미옥/이야기장수/1만 6800원) ⓒ이야기장수
형사 박미옥(박미옥/이야기장수/1만 6800원) ⓒ이야기장수

형사 박미옥


탈옥수 신창원이 검거된 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인사했다는 전설의 여형사가 있다. 1991년 대한민국 경찰 역사상 최초로 ‘여자형사기동대’가 창설되던 해, 최초의 강력계 여형사가 된 박미옥이 그 주인공이다. 여성으로서 순경에서 경위까지 9년 만에 초고속 승진하고, 경찰조직 내에서 여성으로서 본인이 세운 최초의 기록들을 끊임없이 갈아치운 ‘여경의 전설’로 불린다. ‘여경 무용론’이 마치 유행인 것처럼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내리곤 한다. 모두가 여경을 낯설어하고 이상하게 여기던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무수한 사건들을 해결해온 박미옥의 인생을 보고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

박미옥/이야기장수/1만 6800원

일복 같은 소리(비정규직 노동자 44인/동녘/1만 8000원) ⓒ동녘
일복 같은 소리(비정규직 노동자 44인/동녘/1만 8000원) ⓒ동녘

일복 같은 소리


우리가 매일 마주쳐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털어 놓는 일의 기쁨과 슬픔에 관한 기록. 2172만명 중 815만명. 전체 임금노동자 중 비정규직 노동자의 숫자다. 매일 출근해 생계를 꾸리는 사람들 세 명 중 한 명 이상은 ‘기간제’ ‘계약직’ ‘사내하청’ ‘프리랜서‘ 등으로 일하고 있다는 뜻이다. 같은 일을 하고도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이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매일 자신의 다름을 느끼고 있을까? 44인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딱딱한 통계나 제도 논의에 담기지 않는 내밀한 기록들을 통해 우리가 외면해온 한국 사회의 진짜 얼굴을 고발한다.

비정규직 노동자 44인/동녘/1만 8000원

노동계급 세계사(워킹클래스히스토리/유강은 옮김/오월의봄/2만 4000원) ⓒ오월의봄
노동계급 세계사(워킹클래스히스토리/유강은 옮김/오월의봄/2만 4000원) ⓒ오월의봄

노동계급 세계사


주69시간제가 논의되고 정부가 연신 ‘노조 때리기’에 나서는 요즘, 노동계급은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세계사를 바꿔온 주역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주말’도 노동계급이 투쟁으로 얻어낸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저항한 평범한 여성, 청소년, 유색인, 이민자, 원주민, 성소수자, 장애인, 노인, 실업자, 가사노동자 등 다양한 노동계급이 행동에 나섰던 ‘역사적 오늘’을 모았다. 매일 두 꼭지씩 읽다보면 희미해졌던 노동계급으로서의 연대의식을 일깨울 수 있을 것이다.

워킹클래스히스토리/유강은 옮김/오월의봄/2만 4000원

썬데이 파더스 클럽(강혁진 외 4인/창비/1만 6700원) ⓒ창비
썬데이 파더스 클럽(강혁진 외 4인/창비/1만 6700원) ⓒ창비

썬데이 파더스 클럽


육아일기를 가장한 아빠들의 성장일기. 기록적인 저출생 시대에 ‘아빠’라는 자아를 품고 배우자와 함께 육아라는 이인삼각 경기에 뛰어든 아빠들이 있다. 썬데이 파더스 클럽은 성별도 나이도 각기 다른 아이들을 키우는 아빠 다섯 명이 모여 아이 돌봄 경험을 공유하고 매주 육아일기 뉴스레터도 발행한다. 보조 양육자에 머물러 있던 아빠들이 주 양육자가 되어 돌봄 현장의 한가운데 서는 경험을 통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주변과 관계 맺는 법을 가르쳐주는 아빠들의 서툰 육아일기는 부모라는 이름을 갖고 새롭게 태어나는 성장일기이기도 하다.

강혁진 외 4인/창비/1만 6700원

한 권으로 끝내는 임신 출산 육아(박은성·이혜란/카시오페아/2만 3000원) ⓒ카시오페아
한 권으로 끝내는 임신 출산 육아(박은성·이혜란/카시오페아/2만 3000원) ⓒ카시오페아

한 권으로 끝내는 임신 출산 육아


산부인과 의사 엄마와 한의사 아빠가 함께 쓴 임출육(임신·출산·육아) 완벽 가이드. 임출육에 대한 정보는 엄마와 아이의 건강과 직결되기에 그 어떤 정보보다 정확성과 실용성을 두루 갖춰야 한다. 4남매를 낳고 키운 산부인과 의사 엄마와 한의사 아빠가 집필한 이 책은 의료인으로서의 전문성에 실제로 네 아이를 키우며 경험한 체험이 한데 어우러진 종합 실용서다. 초보 부모들은 책에 수록된 55개의 키워드와 10개의 필수 발달 사항,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최신 발달표를 통해 내 아이의 발달이 시기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박은성·이혜란/카시오페아/2만 3000원

가족의 역사를 씁니다(박사라/원더박스/1만 9800원) ⓒ원더박스
가족의 역사를 씁니다(박사라/원더박스/1만 9800원) ⓒ원더박스

가족의 역사를 씁니다


제주 4·3 사건에서 살아남은 어느 재일코리안 가족의 생애. 일제강점기 교사였다가 해방 후 남로당원으로 활동했으며 4·3 사건 직전 살아남기 위해 일본으로 밀항한 둘째 고모부를 포함한 네 명의 가족 생활사를 저자는 이들의 조카이자 사회학자라는 독특한 자리에 서서 애정 어린 시각으로 서술한다. 개인의 인생이 역사가 되었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진실이 있다. 하나로 묶이지 않으며 서로 모순되는 듯 보이는 그들의 생활 이야기는 제주 4·3 사건과 재일코리안 역사를 풍부하고 완전하게 만든다.

박사라/원더박스/1만 9800원

내 삶을 구한 일곱 번의 만남(캐럴 스미스/허선영 옮김/문학동네/1만 7000원) ⓒ문학동네
내 삶을 구한 일곱 번의 만남(캐럴 스미스/허선영 옮김/문학동네/1만 7000원) ⓒ문학동네

내 삶을 구한 일곱 번의 만남


누구에게나 상실의 순간은 찾아온다. 저자는 일곱 살 난 아들을 갑작스레 잃고 나서 죄책감과 절망에 시달렸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삶은 계속된다. 그를 삶으로 다시 끌어올린 것은 같은 ‘슬픔의 지문’을 가진 사람들이다. 선천성 조로증, 화상 사고, 사지 절단 사고, 뇌졸중 등 예기치 못한 질병과 사고로 이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없게 된 사람들을 통해, 상실은 보편적인 이야기임을 발견한다. 상실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자기 내면의 힘을 다시 한번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캐럴 스미스/허선영 옮김/문학동네/1만 7000원

별 너머에 존재하는 것들(아메데오 발비/김현주 옮김/북인어박스/1만 9800원) ⓒ북인어박스
별 너머에 존재하는 것들(아메데오 발비/김현주 옮김/북인어박스/1만 9800원) ⓒ북인어박스

별 너머에 존재하는 것들


밤하늘을 올려다보자. 무엇이 보이는가? 대부분은 ‘별’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5%의 빛을 제외하면 우주 공간에서 ‘어둠’이 차지하는 비율은 95%로, 우주는 암흑으로 가득하다. 오랜 시간 과학자들은 이 어두운 우주에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가 존재한다고 추정해왔다. 하지만 40년 동안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없어 우주론의 근간이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저자는 ‘별 너머에 존재하는’ 이 어둠을 둘러싼 논쟁의 과정을 독자들 앞에 풀어놓는다. 신비롭고 기묘한 ‘어둠의 세계’를 이해함으로써 드넓은 우주의 신비에 한 발 더 다가서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메데오 발비/김현주 옮김/북인어박스/1만 9800원

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민지형/안전가옥/1만 6000원) ⓒ안전가옥
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민지형/안전가옥/1만 6000원) ⓒ안전가옥

망각하는 자에게 축복을


망각은 인간이 가진 축복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과거를 잊은 자에게 미래가 없다고도 한다. 기억을 파일 형태로 업로드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기 ‘라이프 랜드스케이프’가 개발된 세상. 사람들은 이 기기를 통해 원하는 기억만을 골라 곱씹을 수 있다. 기억을 특정 권력자들이 마음대로 손댈 가능성이 열린 시대, 호기심 가득한 입주 가사도우미 ‘재이’는 모종의 사건을 통해 이 기기의 개발자 ‘리사’를 만난다. 기억해야만 하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 자신을 가둬온 세계를 부수는 여자들의 이야기.

민지형/안전가옥/1만 6000원

SF 보다: Vol 1. 얼음(곽재식 외/문학과지성사/1만 4000원) ⓒ문학과지성사
SF 보다: Vol 1. 얼음(곽재식 외/문학과지성사/1만 4000원) ⓒ문학과지성사

SF 보다: Vol 1. 얼음


‘얼음’을 주제로 한 SF 단편소설 앤솔러지. 한국문학계에서 유의미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여섯 작가 곽재식, 구병모, 남유하, 박문영, 연여름, 천선란이 참여했다. 혹한이 덮친 미래, 살아남기 위해 죽은 자를 먹는 규칙을 깨고 죽은 딸의 육신을 보존하려는 ‘유리아’를 그린 「얼음을 씹다」, 사람이 지긋지긋하지만 사람과 어울려야만 살아갈 수 있는 ‘모순’을 다룬 「귓속의 세입자」등이 담겼다. 책의 앞뒤에 실린 문지혁의 하이퍼-링크부터 심완선의 크리틱까지를 읽고 나면, 별개의 이야기지만 하나로 관통되는 듯한 연결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곽재식 외/문학과지성사/1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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