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돌봄기간 46.1개월, 중증질환·장애·치매 등 가족 책임져
일반 청년 대비 삶의 불만족 2배 이상, 우울감 7배 이상

가족돌봄청년과 일반청년 간 우울증 유병률 비교 ⓒ보건복지부
가족돌봄청년과 일반청년 간 우울증 유병률 비교 ⓒ보건복지부

“가족을 돌보지 않고 1인분의 삶을 사는 또래들을 만날 때 너무 큰 괴리감을 느껴요. 저 자신도 신경 써야 하는데 한 사람을 돌보느라 2인분을 감당하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중증질환, 장애, 정신질환 등으로 돌봄이 필요한 가족을 돌보는 청년들이 주 평균 21.6시간을 돌봄에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일반 청년보다 삶의 만족도가 낮고, 미래를 계획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2년 가족돌봄청년 실태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13세~34세 총 4만 383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뒤 가족을 돌보고 있는 810명을 대상으로 심층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가족돌봄청년의 주당 평균 돌봄 시간은 21.6시간으로 희망돌봄시간(14.3시간)에 비해 7.3시간 더 길게 돌보고 있었으며, 평균 돌봄 기간은 46.1개월로 수년에 걸쳐 가족을 돌보는 데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22.2%는 삶에 불만족한다고 응답해 일반청년(10.0%)과는 2배 넘는 차이를 보였다. 특히 가족 중에서 돌봄이 필요한 가족을 가장 많이 책임지는 주돌봄자는 32.9%가 불만족으로 일반청년과 3배 이상 차이 났다.

가족돌봄청년과 일반청년 간 정서적 격차는 우울감 유병률에서 훨씬 두드러졌다. 가족돌봄청년 약 61.5%가 우울감을 호소해 일반청년(8.5%)의 7배 이상, 주돌봄자는 일반청년의 8배 이상(70.9%)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돌봄으로 인한 부담은 청년들의 미래 계획에도 영향을 미쳤다. 가족돌봄청년 약 36.7%가 미래 설계에 어려움을 호소했으며 주돌봄자의 경우 46.8%로 절반에 가까운 청년들이 막막한 상태에 놓여있었다.

필요한 복지서비스로는 ▲생계 ▲의료 ▲휴식 지원 ▲문화·여가 순으로 응답했으며, 돌봄 부담이 높은 주돌봄자는 문화·여가보다 심리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응답하는 등 복합적인 복지 욕구를 가지고 있었다.

보건복지부는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가족돌봄청년에 대한 발굴 강화, 상담·안내 활성화, 맞춤형 사회서비스 지원 등을 통해 돌봄 부담을 완화하고 일상 회복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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