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19·20대 국회의원 출신
“국민안전 최우선 가치”
국민 편익 증진 실천 강조
“휴게소 만족도 높일 것”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홍수형 기자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홍수형 기자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지난 2월 취임 일성으로 ‘첨단기술의 융·복합 및 상용화로 4차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하는 국가도로망 디지털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도로공사 사장 자리가 5개월간 공석이었던 만큼 함 사장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함 사장은 서울 여의도 KEC업무지원센터에서 가진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도로공사의 목표는 국민의 안전과 편익 증진, 지속가능한 경영여건 조성임을 새기고 소통과 혁신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을 선도적으로 이끄는 공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취임한 지 70여일이 지났다. 국회의원으로서 8년간 국토교통위원으로 의정활동을 한 경험과 비교한다면.

“대한민국의 고도성장과 함께한 한국도로공사의 사장으로 취임하게 되어 영광스럽다. 국회의원의 주 역할은 소관 부처와 기관에 대한 비판과 견제, 대안제시에 있다. 이제 실제 현장에서 사장으로서 업무를 총괄하고 예산을 집행해야 하니 책임의 무게가 더 막중하다. 내 말 한마디 한마디가 집행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고 예산의 낭비가 없도록 진중함이 필요하다. 국민안전과 직결된 이 일도 의미 있고 보람 있다. 자부심을 갖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임직원들과 협력해 잘해나갈 생각이다.”

-최근 경영평가를 받았다. 2022년 경영성과와 보완사항은?

“그간 교통안전을 위한 인프라 확충과 서비스 고도화, 대국민 안전운전 의식개선을 위해 매진해왔다. 인프라 확충의 경우, 고속도로 안전시설로 자리 잡은 ‘졸음쉼터’가 대표적이다. 또 장거리 운행이 잦은 화물차 운전자를 위해 휴게소 내 수면실 등을 갖춘 ‘화물차 라운지’ 52개소를 운영한다. 서비스 고도화사업으로 ‘긴급대피콜’과 ‘케이블프리 제트팬’을 들 수 있다. ‘긴급대피콜’은, 사고, 고장 등으로 정차해 있는 고객에게 전화로 대피를 안내하는 제도이고 ‘케이블프리 제트팬’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제트팬으로 화재 등 비상시에도 24시간 전원공급을 가능해 안정적인 배연기능 확보는 물론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어 향후 5년간 전국 101개 터널에 확대 적용하면 연간 유지관리비 66억원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로교통 공기업으로서 공공성 강화를 위한 대표과제는 국민의 안전이므로 2028년까지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률 현재 2.09(명/십억km)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5위 1.08(명/십억km)수준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간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노력해 우수한 성적의 경영평가를 받아왔다. 향후 청렴도부분에 좀 더 세심한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홍수형 기자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홍수형 기자

-한국드론혁신협회 회장을 맡는 등 4차산업 전문가인데, 4차산업혁명시대에 맞게 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

“신기술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방점를 두고 있다. 앞으로 하드웨어라 할 수 있는 도로에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한 획기적인 소프트웨어를 장착하게 된다. 먼저 정보통신기술(ICT)을 고속도로에 접목해 유지관리효율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게 ‘디지털 시범지사’를 출범했다. 디지털 시범지사는 AI 기반 도로파손 자동탐지, 첨단센서를 통한 시설물 상시 관제 등 기존 인력 기반의 유지관리 업무를 첨단화하는 것이다. 또한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한 교통관제 상황실을 서해대교 등 6개 사고취약구간에 시범도입했다. 실시간 교통상황을 가상세계에 디지털로 구현해 효율적인 교통관제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한편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공사의 업무영역도 확장할 예정이다. 공사는 지난 2월 국토부에서 공모한 ‘K-MaaS(Mobility as a Service) 시범사업’의 중계사업자로 선정됐는데 이는 다양한 모빌리티 수단을 단일 플랫폼으로 연계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최적경로 탐색, 통합예약, 결제, 정산 등의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더불어 2027년까지 ’자율협력 모빌리티 혁신 고속도로‘ 조성을 목표로 자율주행 서비스 상용화 기반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고속도로 인프라를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하기 위해 24년까지 전국 주요 고속도로 2,400km 구간에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을 구축한다. 자동차 간, 자동차와 인프라 간 상호통신이 가능한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이다. 드론을 활용한 교량 등 시설물 점검 고도화 및 고속도로 물류 허브와 도심 운송 간 효율적 연계를 위한 스마트 물류사업도 추진 중이다. ’국가 도로망의 디지털화‘로 대표되는 고속도로의 변화를 흥미롭게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고속도로하면 휴게소가 빠질 수 없다. 이용자들의 편익과 니즈를 반영한 운영방안은?

“’휴게소는 K-휴게소‘다 할 만큼 호텔 수준의 화장실, 테마가 있는 복합휴게시설 조성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왔다. 올해는 ‘레저와 문화, 신기술이 함께하는 미래형 명품 휴게소’를 테마로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우선 ‘1휴게소 1명품 먹거리’를 도입하겠다. 지역 특산물 등을 활용한 대표음식(ex-Food)를 개발해 휴게소 음식의 품질과 신뢰도를 업그레이드하겠다. 최근 출시한 ‘뷔페 인 박스’는 소비자가 즐겨 찾는 몇 가지 간식을 먹기 좋게 포장해 판매하는 상품인데 인기만점이다. 아이 셋을 키우는 직원의 아이디어로 시작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휴게소와 주변 관광지를 연계 개발해 휴게소가 하나의 관광 상품이 되도록 준비 중이다. 휴게소 매장을 백화점 수준으로 리모델링하고 상품도 고품질화, 다양화해 선택의 폭을 넓히도록 하겠다. 특히 상행선 안성휴게소에는 경기도립 안성휴게소의원이 있다. 밤낮없이 일하는 화물차 운전자들이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치한 공공의료기관이다.”

-1969년 설립 이래 고속도로 건설과 관리부문에 있어 세계적인 노하우를 지니고 있다. 해외사업은?

“2005년 캄보디아의 도로시공·관리를 시작으로 41개국, 199건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해왔다. 앞으로 10년 내 1,000km 이상의 해외도로 운영관리와 연매출 1,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첨단 도로교통기술의 수출을 더욱 확대하겠다. 해외사업의 경우 민간기업과 동반진출해야 파급효과가 크고,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수입 창출이 가능하다. 이에 그간 주력해온 시공감리사업 외에도 해외 O&M(운영유지관리) 분야에 적극 진출하여 정부의 해외수주 500억불 프로젝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2,000억원 규모의 방글라데시 파드마대교 및 N8고속도로 O&M 사업을 수주하고 요금징수 등의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당시 통행요금 수납업무에 여성인력을 채용했는데 여성의 경제활동 및 사회참여, 권리신장에 기여한 역사적인 사건으로 주목받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때 통행료 자동수납시스템 등 우수한 ITS 기술을 보유한 국내 민간기업이 현지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도 뜻 깊다. 올해 SK에코플랜트와 공동수주한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가 개통할 예정으로, 향후 16년 동안 운영유지관리 업무를 맡게 된다. 정부 간 협력사업(G2G)으로 추진 중인 방글라데시 메그나대교 투자사업의 경우, 올해 안에 제안서 제출 및 실시협약 체결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향후 에콰도르 정부의 요청에 따른 키토~과야킬 등 2개 노선에 대해 한국 전문기업과 함께 타당성조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1~3급 고위직 중 여성 비율이 10%에 미치지 못한다. 양성평등하고 가족친화적인 기업문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공사의 업무특성 상, 그간 여성 지원자의 수가 적었고 그런 상황이 오래 누적되어 여성을 임원으로 승진시키려 해도 자원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안타깝다. 최근 8개 본부를 순회했는데 관리직 대부분이 남성인 것이 현실이다. 최근 신입사원의 여성비율은 27%로 행정, 전산, 사무, 토목 등 예전보다는 다양한 직렬에 포진한다. 당분간은 현실을 감안해 여성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결국 근속기간을 늘려야 승진도 하고 임원도 되는 것인데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가족친화적인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한 내부의 논의와 합의도 이어가겠다. 도로공사에는 약 300여 쌍의 사내부부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자녀가 있다면 서로의 근무지가 너무 멀어지지 않도록 구성원들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여성인력 확보를 위한 채용목표율을 30%로 확대 운영하고 모든 직원에게 직급별 경력별 맞춤형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난임휴가, 자녀돌봄휴가 확대 및 육아휴직기간 경력 산입 등을 통해 모두에게 소외감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EX-고충솔루션센터’은 가족친화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기구로, 박사급의 심리상담 전문 인력을 채용하여 상담과 고충해결 프로세스를 제공한다. 임산부와 육아기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정서안정 강화 및 힐링체험 프로그램은 직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도 양성평등한 조직문화를 구현하는데 앞장서겠다.”

-마지막으로 여성신문 독자에게 한말씀.

“공사는 도전과 혁신의 정신으로 세계 일류의 도로교통 전문기업으로 발전할 것이다. 여성신문도 대한민국 10대 영향력이 있는 매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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