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친화인증제 시행 16년 기업·기관 5415곳 마크 달아]
육아휴직 등 모성보호 중심에서
직원 상담 프로그램까지 다양
교보생명·유한킴벌리·대웅제약
인증 15년 유지 ‘최고기업’ 선정
중소기업 확산 위해 지표 개선

유한킴벌리(대표이사 사장 진재승)가 여성가족부가 지정하는 ‘가족친화 최고기업’에 선정됐다. ⓒ유한킴벌리
2008년부터 가족친화인증을 받은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지정하는 ‘가족친화 최고기업’에 선정됐다. 사진=유한킴벌리 제공

여성가족부가 일·생활 균형 문화 확산을 위해 도입한 ‘가족친화인증제’가 시행 16년째를 맞았다. 지난해까지 인증을 받은 기업·기관은 5000곳을 넘었다. 다양성과 포용성 가치를 품은 가족친화인증제가 선언적 수준을 넘어 일상 곳곳으로 스며들고 있다.  

가족친화인증제는 자녀 출산과 양육 지원, 유연근무 도입 등 가족 친화적인 노동 여건 조성에 노력하는 기업들을 가족친화 기업·기관으로 인증하는 제도다. 2008년 제도 도입 첫해에는 인증 받은 기업·기관이 14곳에 그쳤으나 현재는 5415개사로 크게 늘었다. 

정부 물품구매 심사 시 가점을 주고 투·융자 금리와 출입국 심사 등에서 우대 혜택을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를 점차 확대한 점도 인증제도 확산에 기여했다. 지난해에는 15년간 인증을 유지한 기업을 가족친화 ‘최고기업’으로 지정하며 독려하고 있다. 대기업인 교보생명보험·유한킴벌리·대웅제약, 중소기업인 경은산업·신화철강·네이처텍·산호수출포장·잉카엔트웍스·선일금고제작·비투엔·천호엔케어·한화제약 등 모두 9곳이 ‘최고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주)케이티알파 ⓒ2022 가족친화 우수사례집
(주)케이티알파는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을 확대하고 가족 돌봄 휴직 기간을 90일에서 120일로 늘리는 등 법 규정을 상회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사진=여성가족부 제공

제도 시행 15년간 가족친화인증 심사지표에도 변화가 생겼다. 초기에는 육아휴직 사용자 등 모성보호제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지금은 생애주기별로 다양한 시기에 있는 근로자 지원을 포함, 변화된 가족친화 환경을 반영해 가족친화인증 심사지표가 바뀌었다. 심사분야에 ‘근로자 및 부양가족 지원제도’를 신설하고, ‘가족친화제도 실행’을 60점에서 70점으로 상향했다. 대기업보다 출산·양육제도 이용 근로자가 적은 중소기업의 현실에 맞게 해당없음(N/A처리) 적용을 폐지하고 중소기업 대체지표를 마련했다. 기존에는 자녀출산·양육제도 이용 대상자가 없으면 유연근무제도 등 이용 대상자가 있는 일부항목의 점수를 적용해 환산하는 평가 체계였다. 

가족친화인증제도 우수사례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주)케이티알파의 경우,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가족돌봄휴직 확대, 자동육아휴직, 배우자 출산휴가 등 자녀출산 및 양육지원제도가 잘 갖춰져있으며 문화가 있는 날 1시간 조기퇴근제, 자녀돌봄 단축근무제, 시차출퇴근제 등 일·생활 균형을 위한 조직문화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주)케이티알파의 직원 A씨는 “둘째는 조산기가 있어서 출산하기 4개월 전부터 사용했다. 그때 회사에서 먼저 ‘회사 일은 나중에 생각해도 된다. 아이가 먼저다. 그러니 회사 일은 걱정하지 말고 필요한 만큼 쉬라’고 말을 해줬다. 무엇보다도 출산휴가 후 육아휴직을 따로 신청하지 않고 육아와 산후조리를 병행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포스코에너지(주) ⓒ2022 가족친화 우수사례집
국무총리표창을 받은 포스코에너지(주)는 2012년 가족친화기업 최초 인증 후 3회 연속 재인증을 받았다. 사진=여성가족부 제공

국무총리표창을 받은 포스코인터네셔널(주)는 2012년 가족친화기업 최초 인증 후 3회 연속 재인증을 받은 기관이다. 임신부 전면 재택근무제도, 육아휴직 2년 확대, 유연근로시간제, 상시 재택근무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네셔널(주)의 조직문화그룹에서 일하고 있는 B씨는 “둘째 아이를 가져 올해 3월부터 임신기 재택근무제도를 이용했다. 사실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둘째를 가지고 싶어도 조심스러웠는데 회사에서 임신기 재택 근무제도를 2020년부터 도입해 운영한 덕분에 둘째를 계획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가족친화인증제도를 연구해온 전기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일과생애연구본부장은 가족친화인증제도의 성과에 대해 “민간기업에서 가족 친화 문화, 일·생활·균형 관련된 문화를 확산하는데 촉진제 역할을 많이 해왔다. 실제로 현장에서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본부장은 가족친화인증제도가 보다 더 많이 알려져야 한다면서 “실제로 가족친화인증기업들이 인사균형, 양성평등 등에 대해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홍보하면 좋겠다”면서 “또한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지원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가족친화인증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21일부터 여성가족부는 근로자의 일‧생활 균형을 모범적으로 지원하는 기업‧기관에 부여하는 가족친화인증 신청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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