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 부대변인이 미국의 한국 국가안보실에 대한 도청 의혹이 사실이라면 사과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17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미국이 한국을 도청한 것이 사실이라면 한국에 사과할 것이냐”는 질문에 “한국과 관계는 좋다. 여러 차례 밝힌 대로 한국에 대한 우리의 기여는 굳건하며 한국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답변했다.
싱 부대변인은 또 지난주 한미 국방장관 통화에서 유출 비밀 문서가 상당 부분 변조된 것으로 합의한 것과 관련 변조된 내용이 무엇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유출 문서 변조 여부를 묻는 질문에 “유출된 문서들을 국방부 조사팀이 살펴보고 있다. 특정 문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며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싱 부대변인은 “도청 문서를 유출함으로써 한미 관계를 손상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나는 개인(유출자)의 의도를 알지 못한다. 법무부에 문의하라”고 답했다.
그는 미국의 도청이 사실이라면 한국에 사과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는 진행 중인 검토 사항"이라면서 "본질적으로 범죄이기 때문에 법무부가 취급하고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싱 대변인은 "우리는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여러분은 우리가 이 연단에서 말하는 걸 들었겠지만, 다시 한번 (말하자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말했던 바와 같이, 우리의 약속은 확고하며 우리는 한국과 긍정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섭 국방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11일 전화 통화를 갖고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을 도청한 내용을 포함한 미국의 군사기밀 누출 언론보도 상황과 관련 의견을 교환했다.
우리 대통령실은 "두 장관이 도청문서가 위조됐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같은 날 해당 통화와 관련 "공개된 정보 상당수가 위조됐다"며 "이 문제가 알려진 이후에 내부적으로 평가를 했고, 미국도 자체조사를 했다. 그리고 (11일) 아침에 양국 국방장관 통화도 했다. 양국 견해가 일치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