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후배 여성 변호사 성추행 혐의로 피소
무고·명예훼손으로 고소 "매장시키려는 의도"

후배 여성 변호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정철승 변호사가 “가짜 미투”를 주장하며 피해자에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뉴시스·여성신문
후배 여성 변호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정철승 변호사가 “가짜 미투”를 주장하며 피해자에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뉴시스·여성신문

후배 여성 변호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정철승 변호사가 “사실 무근”이라며 고소인에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당시 유족 측 법률대리인을 맡았던 정 변호사는 14일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더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은 오해나 착각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상황으로 의도적인 거짓말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전형적인 '가짜 미투'"라고 주장했다.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여성 변호사 A씨는 지난 10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정 변호사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A씨가 제출한 고소장에는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한 술집에서 정 변호사가 테이블 건너편에 앉은 A씨의 가슴 쪽으로 손을 뻗어 수 초간 눌렀고, 반복적으로 손을 달라고 요구해 만지거나 허리를 감싸는 등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성범죄 피해 여성들은 피해 사실이 알려지길 원하지 않는다. 그런데 A씨는 제 실명을 공개해 자신의 주장을 (언론에) 뿌려버렸다"며 "성범죄 피해 여성의 정상적인 행동이 아니고, 허위 주장으로 특정 남성을 사회적으로 매장 시키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14일 오전 A씨를 무고죄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으로 형사 고소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는 사건 당시 상황이 녹화된 CCTV를 공개하기도 했다.

정 변호사는 "제가 기습적으로 가슴을 수초 간 찔렀다고 하는데, 이를 변호사라는 사람이 참고 있느냐. 말이 안되는 상황"이라며 "대화할 때 저는 취한 내색이 전혀 없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기억이 다 있다. 현장 영상이 남은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얘기를 듣다가 A씨가 앞에 놓인 물잔을 엎지를 것 같아 팔이 닿지 않을 위치로 옮겨줬던 것"이라며 "손을 만졌다는 주장은 A씨가 자신의 손을 화제로 꺼냈기에 손을 보려고 잡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A씨는 그간 극우 성향 단체에서 굉장히 활발히 활동했다고 한다"며 "극우 단체에 대해 저는 보수를 자처하는 이들은 보수가 아니고 사라져야 할 사람들이라고 비판해 왔는데, 이 때문에 어떤 감정을 갖고 있어 (고소를) 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또 "한국 사회에서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대단히 높아진 반면, 반작용으로 가짜 미투를 통해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는 상황도 심각한 실태"라며 "이번 일로 국민들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당시 유족 측 법률대리인을 맡았던 정철승 변호사가 후배 여성 변호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가운데, 후배 변호사의 몸에 밀접히 접촉한 정황이 포착된 CCTV 영상이 공개됐다. ⓒTV조선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당시 유족 측 법률대리인을 맡았던 정철승 변호사가 후배 여성 변호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가운데, 후배 변호사의 몸에 밀접히 접촉한 정황이 포착된 CCTV 영상이 공개됐다. ⓒTV조선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술집에서 정 변호사와 후배 변호사 A씨가 다른 지인과 함께 술자리를 갖던 중 정 변호사가 A씨의 손을 만지거나 허리와 등을 잡는 등 신체 접촉 정황이 담긴 식당 내부 CCTV 영상은 12일 TV조선이 보도한 바 있다.

영상에 따르면 정 변호사는 맞은편에 앉은 A씨의 몸 쪽으로 손을 뻗거나, A씨의 손을 잡아당겨 만졌다. A씨가 손을 피했지만 정 변호사는 또다시 손을 잡았다. 식사를 마친 뒤 술집을 나서는 동안에도 A씨의 옆에 바짝 붙어 허리와 등 쪽에 손을 댔다.

A씨는 매체에 "(정 변호사의) 손이 (내 가슴 쪽으로) 쑥 들어올 때 머리가 하얘졌다"며 "정말 몸이 굳어버렸다"고 설명했다.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나서는 순간에도 "허리를 이렇게 잡더니 콱 하고 당겼다. 등까지 쓸면서 놓아주더라. (자리에서 나온 뒤에) 너무 무서워서 막 달렸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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