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장, 여성단체장과 대화

여성부서 축소 의혹에“보좌관이 문화까지 총괄”

“용산 미군기지 팔면 안돼 100% 친환경 공간 개발”

21세기 여성시대, 여성정책의 수준은 곧 정부 정책의 수준으로 직결된다. 참여정부 들어 지방분권화가 가속화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 여성정책의 발전은 그 어느 때보다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여성 관련 복지와 정책, 단체장의 마인드로 지자체 경쟁력을 가늠해보는 기획을 마련한다.

시리즈 첫 순서는 서울시로, 지난 8월 27일 서울시청 본관 간담회장에서 열린 이명박 서울시장과 20여 명의 여성단체장과의 간담회를 지상중계하고, 서울시 여성정책과 여성인력 현황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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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여성문제 해결을 위해 뭐를 더 한다고 말한다면, 그것이 곧 정치적 발언이라 생각한다. 향후 2만∼3만 달러 선진국가로 도약하려면 모든 여성이 남성과 똑같이 사회 각 분야에 진출, 참여해야 하고, 그래야 각 지역이 골고루 균형발전 한다”

지난 8월 27일 두 시간에 걸쳐 서울시청 본관에서 열린 각계 여성인사 20여 명과 이명박 서울시장과의 간담회장. “세계 일류도시답게 여성정책 일류도시를 지향해 달라”는 여성계 지도자들의 당부에 대한 이 시장의 자신만만한 답변이다. 간담회에선 민주평등가정 지원정책, 종교시설을 활용한 보육시설의 확대, 친여성가장 주거정책, 서울여성영화제와 세계여성학대회 등 대규모 여성행사 지원 등 여성 현안에 대한 여성 인사들의 건의가 잇따랐다. 그는 특히 정현백 여성단체연합 대표의 여성 부시장 발탁에 대한 질의에 “여성계가 여성 부시장을 기다리는 마음이 많다는 것을 안다. 나도 여성 부시장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며 “(9급 공무원 정원조차도 중앙정부 관할이기에) 중앙정부에서 티오만 내준다면 그날로 당장 여성 부시장을 임명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덧붙여 행자부, 국방부에 이어 대한민국 3대 인사과장 중 하나인 서울시 인사과장 자리에 여성(현 이봉화 복지여성국장)을 기용한 시도가 성공했음을 들어 자신의 여성 인사정책이 성공적이었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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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서울시장과 20여 명의 여성인사가 여성문제 현안을 중심으로 간담회를 가졌다. (왼쪽부터 나도선, 박유희, 박혜란, 서명선, 조안리 등 여성인사들)

<이기태 기자 leephoto@>

또 정 대표의 “1급인 여성정책관 자리를 없앰으로써 여성정책 관련 부서 축소 의혹이 있다”는 질의엔 2003년 6월 5일 새롭게 임명된 복지여성정책보좌관(1급)이 여성정책관이 담당하던 기존의 집행 업무에 참모 역할까지 함으로써 오히려 여성정책 부서가 확대됐다고 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구나 복지여성정책보좌관은 '문화' 업무까지 관장하고 있다.

이밖에 강정혜 변호사의 용산 미군기지 시설에 대한 서울시의 활용계획에 대한 질의에는 “많은 사람들이 지레 나를 개발론자로 보는데, 용산 미군기지를 뉴욕의 센트럴파크 못지않은 친환경 가족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채권을 발행해서라도 땅 한 조각도 팔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 NGO와도 협력하겠다”고 역설했다.

특히 남은 임기 2년간은 문화와 복지 업무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시장은 교육 등 사회 각 분야와 지방자치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여성 인사들의 질문에 “선진국화되려면 지방자치로 가야 한다”는 소신을 전제한 후 “전국이 서울과 비슷하게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 아니라 각 지역 특성에 맞게 차별화한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행정수도 이전 논쟁을 의식한 듯 “이런 맥락이기에 서울시장이어서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충남도지사라도 행정수도 이전은 반대했을 것이다”라고 피력했다.

이명박 서울시장과의 간담회는 김효선 〈여성신문〉 발행인의 사회로 서명선 여성개발원장, 곽배희 가정법률상담소장, 정현백 여성단체연합 대표, 이혜경 여성문화예술기획 대표, 이영남 여성벤처협회장, 김혜정 여성건설인협회장 등 각계 여성인사들과 황인자 서울시 복지여성정책 보좌관을 비롯한 서울시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박이은경 기자pl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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