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5개 야당 청년 15인
6일 서울고용노동청 본청 공개토론회

양대노총·2개 청년 단체·5개 야당 소속 청년 15인은 ‘주69시간제’로 대표되는 근로시간 유연화를 폐기하라며 토론회에 불참한 이정식 장관에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홍수형 기자
양대노총·2개 청년 단체·5개 야당 소속 청년 15인은 ‘주69시간제’로 대표되는 근로시간 유연화를 폐기하라며 토론회에 불참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에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홍수형 기자

정부의 노동시간 개편안 발표에 반발이 거세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것을 약속했다. 이에 청년노동자들은 토론회를 열고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에 자리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으나 이 장관의 불참으로 ‘이정식 장관 없는 이정식 장관 공개토론회’가 열렸다,

6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공개토론회는 이 장관이 다른 일정을 이유로 불참해 윤석열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을 규탄하는 자리로 변모했다. 양대노총·2개 청년 단체·5개 야당 소속 청년 15인은 ‘주69시간제’로 대표되는 근로시간 유연화를 폐기하라며 토론회에 불참한 이 장관에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청년노동자들은 ‘같은 식구였던 이 장관이 동지를 적으로 규정하고 탄압할 것인가’라며 토론회에 모인 후배 노동자들에게 부끄럽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장관은 한국노총에서 정책연구위원과 사무처장을 역임한 바 있다. 양기종 한국노총 청년정책자문회의 의장은 “현장과 소통하겠다는 장관님 어디 계시냐. 근로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일이 많은데 장기휴가를 갈 수 있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고 말했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교사 대표와 학생 대표가 나서 근로시간 유연화가 현장실습에 나서는 직업계고 학생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승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청년부위원장은 “콜센터 현장실습생의 죽음을 모티브로 한 영화 ‘다음 소희’를 계기로 특성화고 현장실습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은 가장 이른 나이에 현장으로 갈 우리 학생들을 ‘다음 소희’, ‘또 다음 소희’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대노총·2개 청년 단체·5개 야당 소속 청년 15인은 ‘주69시간제’로 대표되는 근로시간 유연화를 폐기하라며 토론회에 불참한 이정식 장관에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홍수형
양대노총·2개 청년 단체·5개 야당 소속 청년 15인은 ‘주69시간제’로 대표되는 근로시간 유연화를 폐기하라며 토론회에 불참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에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홍수형 기자

토론회에서는 젠더갈등, 세대갈등, 색깔론 등 윤석열 정부의 갈라치기 전략이 청년 노동자들을 구분하는 데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월 24일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근로시간 제도개편 대국민 토론회’에는 양대노총 없이 청년 사무직 노동자 중심으로 구성된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이하 새로고침)만이 노동자 대표로 참석해 ’정부의 선호에 따라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구분해서 듣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윤석열 정부가 청년들을 대하는 모습이 우려스럽다는 김식 한국청년연대 대표는 “선거 때는 여성과 남성을 나누며 재미를 보더니, 요즘엔 민주노총과 새로고침을 나누어 윤정부의 노동정책을 반대하는 민주노총은 없어져야 할 세력으로 매도하고, 청년노조들만 만난다” 며 정권 유지에 청년 세대를 이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날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청년정의당 △청년진보당 △청년녹색당 △노동당 총 5개 야당의 청년 당원들이 입을 모아 근로시간 유연화가 노동자들의 과로사를 불러온다고 주장했다. 양소영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은 세계가 윤석열 정부의 주69시간제를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과로사’라는 한글 단어는 발음 그대로 영어 단어로 굳어졌다. 한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과로한 국가라는 외신을 보고 있자니 한숨만 더해진다”고 말했다.

한의원과 청년스트레스센터를 운영하는 권혜인 청년진보당 강서구 총선 후보도 “청년들은 업무 과중으로 번아웃 증후군을 겪고 있다. 과로가 오래되면 쉬어도 몸이 회복되지 않는 만성피로증후군에 시달린다”며 “검사로 일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주69시간제를 이야기한 것은 노동자를 인격체로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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