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통신사→알뜰폰 6개월 사용기
‘알뜰폰Hub’에서 데이터량·가격 비교
KB국민은행 알뜰폰 브랜드 ‘리브엠’
무제한 데이터·월평균 2만원 절약
알뜰폰 가입자, 올 1월 기준 736만명

서울 시내 휴대폰 대리점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서울 시내 휴대폰 대리점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알뜰폰으로 바꾸고 삶의 질이 상승했다. 이제는 더 이상 와이파이를 찾아 헤매지 않고 통신 요금은 2만원대로 절약했다.

알뜰폰은 가상 이동 통신망 사업자(MVNO)로 기존 통신사의 망을 빌려서 운영하는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다. 전화를 할 수 있는 칩인 ‘유심’(USIM)을 단말기에 끼우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알뜰폰 이용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가입자 통계 자료를 보면 알뜰폰 가입자 수는 지난해 1월 기준 617만명에서 올해 1월 기준 736만명으로 1년 사이 19% 증가했다. 반면 통신 3사의 가입자 수는 지난해 4월 이후 월마다 줄었다.

기자는 지난해 10월 사용하던 대형 이동통신사의 선택약정할인(월 통신 요금 25% 할인)이 끝났다. 월평균 3만원 후반대의 통신 요금을 내고 있지만 데이터량이 무제한이 아니었다. 한 달 데이터를 다 쓸 경우 속도가 1Mbps로 제한돼 답답했다. 데이터를 아끼기 위해 실내에 들어오면 매번 와이파이를 찾아 연결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약정이 끝난 김에 무제한 데이터이면서, 지금보다 저렴한 가격의 통신 요금을 알아보던 중 지인으로부터 알뜰폰을 추천받았다.

알뜰폰Hub(허브) 누리집 화면 중 일부
알뜰폰Hub(허브) 누리집 화면 중 일부

찾아보니 생각보다 알뜰폰의 사업자·요금제의 종류가 다양했다. 기자는 마음에 드는 요금제를 찾기 위해 정부가 만든 알뜰폰 16개 사 요금제 비교 사이트인 ‘알뜰폰Hub(허브)’(https://www.mvnohub.kr/user/index.do)에 접속했다. 맞춤 요금제에서 원하는 데이터량·음성량·문자량·납부요금·통신규격·통신망을 설정하고 검색해봤다. 데이터량과 가격대를 비교해보고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인 ‘리브엠(Liiv M)’으로 갈아탔다.

기자가 가입한 요금제는 ‘청년희망 LTE 11GB+(Ⅱ)’다. LG U+망을 사용하고 월 11GB+일 2GB를 제공한다. 데이터를 모두 소진하면 최대 3Mbps 속도로 계속 사용이 가능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다. 3Mbps 속도는 720p나 1080p 화질로 유튜브를 재생할 때 버퍼링이 걸리지 않고 볼 수 있다. 요금제 가격은 4월 4일 기준 25,900원(VAT 포함)이다. 여기에 기자는 KB국민 알뜰폰 Hub Ⅱ 카드를 사용해 월 12,000원가량 할인 혜택을 받고 있다. 즉 무제한 데이터를 사용하면서 월 1만원대의 통신료를 내는 셈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019년 10월 28일 서울 중구 반야트리 클럽앤스타 서울에서 열린 KB국민은행 알뜰폰 브랜드 '리브엠' 론칭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019년 10월 28일 서울 중구 반야트리 클럽앤스타 서울에서 열린 KB국민은행 알뜰폰 브랜드 '리브엠' 론칭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리브엠은 2019년 규제샌드박스 사업특례로 알뜰폰 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특례기간이 오는 16일에 끝나는 가운데 정식 서비스 승인을 앞두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승인하는 쪽으로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리브엠은 가입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약 40만명의 가입자를 모으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리브엠의 가입자 수는 2019년 말 5000명에서 2020년 말 9만 2000명, 2021년 말 22만 8000명, 22년 말 38만 8000명 등 증가 추세다. 올해 2월에는 40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 1월 말 기준 전체 알뜰폰 이용자는 약 736만 명 수준이다. 리브엠의 시장 점유율은 약 5.6%인 셈이다.

리브엠이 정식 서비스로 자리를 잡으면 다른 은행도 알뜰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손을 뻗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토스는 ‘토스모바일’로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KT, 고고팩토리와 손을 잡고 알뜰폰 요금제를 내놓았다.

그러나 통신 3사 대리점을 회원사로 둔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의 반발이 거세다. KMDA는 “중소 이동통신 유통 소상공인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면서 대책을 촉구했다. 이어 “리브엠은 혁신 서비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원가 이하 요금제에 의존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도매 대가 이하 상품 판매금지, 시장 점유율 규제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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