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시간 기준 월급 250만8000원
“생활물가·공공임금 인상에 발맞춰야”
2023년 9620원 대비 24.7% 인상
미국·영국·일본, 경제침체 극복 위해 임금인상

노동계가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으로 현행 최저시급 9620원 대비 24.7% 인상한 시급 1만 2000원으로 인상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최저임금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등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뉴시스·여성신문
양대노총이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으로 시급 1만2000원을 요구했다.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최저임금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등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뉴시스·여성신문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2024년도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으로 1만2000원을 요구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 최저임금위원회 양대노총 노동자위원들은 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최저임금인 시간당 9620원보다 2380원 오른 1만2000원을 내년도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시급 1만2000원은 월 209시간을 기준으로 월급 250만8000원이다. 올해 최저임금 시급은 9620원, 월급으로 201만 580원이다. 

양대노총은 최저임금을 산정한 근거로는 △물가폭등 시기 최저임금 현실화 요구 반영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실질임금 저하 △해외 주요국의 적극적인 임금인상 정책 △노동자 가구생계비 반영 총 4가지라고 설명했다. 

연간 소비자물가, 5.1% 뛰어… 외환위기 이후 최고

유동희 한국노총 정책1본부 차장은 요구안 해설을 통해 “지난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5.1% 상승했지만, 물가상승을 고려한 올해 1월 실질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5.5% 하락했다. 또한 전기료 도시가스 38.4% 인상, 전기료 20% 인상, 대중교통비 32% 인상 등 공공요금 및 식비가 폭등했다”며 물가 폭등으로 인해 노동자 실질임금이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고물가·고금리 국면에 미국, 영국, 일본 등 해외주요국이 임금을 올리는 상황도 최저임금 인상의 근거다. 미국의 경우 각 주별로 최저임금에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 1달러 안팎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했다. 영국은 이달 1일부터 전년 대비 9.7%가량 인상했으며, 물가와 임금의 변동이 적은 일본도 총리가 나서 기업에 임금인상을 주문해 30년만에 4%대의 이례적인 임금인상이 이뤄졌다. 

ILO “최저임금 산정에 가구생계비 고려해야”

양대노총은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이 이번 요구액인 월 250만원을 넘어 월 284만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위원회 분석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받는 가구의 상당수는 평균 2.48명의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다인 가구로, 2.48명의 가구생계비를 계산하면 284만원이 나오기 때문에 1인 근로자가 월 209시간을 일할 때 가구 생계를 책임질 수 있을 정도의 임금을 벌어야 한다는 이유다.

최저임금 산정에 가구생계비를 고려해야 한다는 기준은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제131호에 근거한 주장으로, 호주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최저임금 산정기준에 가구생계비를 적용하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요구안과 함께 최저임금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사업 종류별 구분 적용 삭제 △최저임금 차액에 대한 정부 지급 △플랫폼 노동자 등 최저임금 미적용 노동자에 적용 확대 △최저임금 적용 산입범위 원상회복 미 통상임금 간주 △장애인 등 최저임금 적용제외 폐지 등 7가지 제도개선안을 요구했다.

양대노총은 최저임금 요구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시민단체와 더불어 학술계·법률계·종교계와 협력해 4월 말 최저임금운동본부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최저임금운동본부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을 알리고 대중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홍보활동과 함께 부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싸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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