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살고 싶은 여자 ‘안나’의 이야기
2022년 한국뮤지컬어워즈 작품상·음악상 등 4관왕
5월 2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뮤지컬 '레드북' 공연 사진 ⓒ(주)아떼오드
뮤지컬 '레드북' 공연 사진 ⓒ(주)아떼오드

한 여성이 무대 위에서 “나는 야한 여자”라고 외친다. 솔직하고 발칙한 말을 서슴지 않는 여성의 이름은 안나. 안나의 이야기는 무대 위 인물들과 무대 밖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뮤지컬 ‘레드북’이 돌아왔다. 2017년 트라이아웃부터 큰 사랑을 받았던 ‘레드북’은 19세기 런던, 보수적이었던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숙녀보단 그저 ‘나’로 살고 싶은 여자 ‘안나’의 이야기다.

안나는 솔직하다. 여성이 단독으로 재산을 소유할 수 없었던 시대, 여성에게 주어졌던 수많은 굴레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한다. 외모, 나이, 직업 등 여성이라는 이유로 주어지는 사회적 편견은 19세기 런던이 아닌 21세기 한국에서도 여전하다. 안나의 솔직한 말들이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전해주는 이유일 것이다.

안나는 성장한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몰랐던 안나는 브라운과 바이올렛의 조언을 받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자 잘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는 일’을 찾는다. 자신의 경험을 담은 안나의 솔직한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다. 그러나 여자가 글을, 그것도 솔직한 글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비난받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나는 자신을 말하는 걸 멈추지 않는다.

내가 나라는 이유로 지워지고
내가 나라는 이유로 사라지는
티 없이 맑은 시대에 새까만 얼룩을 남겨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 중 일부)

뮤지컬 ‘레드북’의 넘버는 올해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의 창작진인 한정석이 작사하고 이선영이 작곡했다. 2022년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음악상을 받았고, 2018년에는 제7회 예그린 뮤지컬 어워드 음악상을 받기도 했다. 특히 ‘사랑은 마치’와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넘버다. ‘사랑은 마치’의 유튜브 영상 조회수는 200만 회를,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은 180만 회를 넘겼다.

뮤지컬 '레드북'에 출연 중인 박진주(안나 역) ⓒ(주)아떼오드
뮤지컬 '레드북'에 출연 중인 박진주(안나 역) ⓒ(주)아떼오드

이번 시즌 뮤지컬 ‘레드북’에서는 안나 역을 소화하는 배우 박진주를 볼 수 있다. 영화 ‘써니’에서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의 생활 연기로 내공이 탄탄한 그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노래도 훌륭하게 소화해낸다. 솔직하고 밝은 성정의 안나 또한 그가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평소에 보여줬던 이미지와 맞아 떨어진다. 옥주현, 박진주, 민경아, 송원근, 신성민, 김성규 등 출연. 2023년 5월 2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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