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연 이혜순·사임당 이혜미
한복린 김민정·서담화 송혜미 대표 참여
서울 강남구 갤러리 LVS...25일까지


이렇게 곱고 세련된 수의를 봤나. 내로라하는 여성 한복 디자이너들이 한땀한땀 지은 비단 한복 수의가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 강남구 갤러리 LVS에서 열린 ‘사개 死開 : 지고, 피고’ 전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四季)를 모티브로 전통 장례 복식인 비단 수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담연 이혜순, 사임당 이혜미, 한복린 김민정, 서담화 송혜미 디자이너까지 각자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네 여성이 참여해 남녀 수의와 수의 일습을 선보였다. 전시 제목인 ‘사개’엔 삶이 지고,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으로 이어진다는 뜻이 담겼다.






수의 일습은 옷가지, 관에 안치할 때 필요한 치관제구 등 모든 구성품을 가리킨다. 여성은 단속곳, 속저고리, 치마 저고리, 당의, 원삼, 버선, 신발(습신), 쓰개(소모자) 등이다. 남성은 속바지, 속저고리, 바지, 저고리, 중치막, 단령, 등이다. 행전, 벽목(얼굴가리개), 과두(배싸개), 악수(손싸개), 지요(관바닥깔이), 소령금(요), 대령금(이불), 청금(제일 위 덮개), 오낭 (마지막 치장의 자리걷이용 5개 주머니, 머리카락과 손톱, 발톱을 넣음), 영혼매듭(장례 기간 육신에서 빠져나온 혼백이 머물 수 있게 엮은 실) 같은 치관도구도 모았다.

윤달(올해 22일~4월19일)에 맞춰 연 전시다. 선조들은 윤달은 신이 인간의 부정한 일에 대한 감시를 거두는 기간, 즉 부정 타지 않는 달로 여겼다. 윤달에 수의를 준비하면 부모가 무병장수한다고 믿었다.
갤러리LVS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한국 전통 수의가 갖는 진정한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도에서 기획됐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자 한다”며 “떠나는 길을 예의와 미, 품위를 갖추고 마감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작품들을) 제안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