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
나루히토 일왕 생일 기념행사서
첫 연주된 일본 국가 ‘기미가요’
정의당 “장단 맞추는 한국 정부에도 말 잃어”

이도훈 외교부 2차관이 16일 오후 나루히토 일왕의 생일 축하연이 열리는 서울의 한 호텔로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도훈 외교부 2차관이 16일 오후 나루히토 일왕의 생일 축하연이 열리는 서울의 한 호텔로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나루히토(德仁) 일왕 생일 기념행사에서 처음으로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君が代)가 연주됐다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정의당은 “반성도 사과도 없는 뻔뻔함, 군국주의의 잔재이자 침략의 상징인 기미가요가 감히 서울 한복판에 울려 퍼질 수 없다”고 규탄했다.

산케이신문은 16일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로 서울의 한 호텔에서 국내 인사들을 초청한 가운데 나루히토 일왕 생일 기념행사를 열었고, 행사장에는 애국가와 함께 기미가요가 처음으로 흘렀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사에는 외교부에서 이도훈 2차관이 참석해 축사를 했다.

기미가요는 일왕을 찬양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일제 강점기엔 이 노래를 조선인에게 강제로 부르게 했다.

산케이는 “일본 정부는 한국에서 반일 감정 때문에 예년에 국가를 트는 것을 미뤘으나 지난해 출범한 윤석열 정권이 대일 관계 개선을 지향하고 일본 정부도 찌그러진 양국 관계를 벗어날 호기라고 판단했다”고 분석했다.

위선희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서울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브리핑을 통해 “반성 없는 역사, 제대로 된 사과 한 번 하지 않은 전범국가의 뻔뻔함에 장단을 맞추는 한국 정부에도 말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위 대변인은 “일본 언론은 한국에서 기미가요가 연주된 것이 처음이라 강조하며 특보로 양국 관계 정상화에 한걸음 가까워졌다고 보도했다”며 “강제동원 배상에 관련해 진척된 것이 없고 위안부 피해자분들께도 사과하지 않았는데 양국 관계가 언제 한걸음 걸어갔단 말입니까. 한국 국민은 그 걸음 걸은 적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한걸음은 역사에 대한 반성과 진실한 사과라는 기반 위에서만 걸을 수 있다. 현 정부의 한일 관계에 대한 왜곡된 인식은 반국민, 반역사적”이라며 “정부는 속도전을 그만두고 근원적인 문제 해결부터 나서십시오. 대한민국 국민의 삶의 존엄에 대한 문제다. 자국민을 위한 외교에 다양한 층위에서 더욱 신중해야 할 때임을 명심하십시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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