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서기도 전에 우수수 예선탈락이다. 탈락
사유에는 ‘여성’이라는 약점이 가장 크게
작용한 듯 하다.
1기, 2기 지방자치의회에서 성실한 활동으
로 유능한 정치인력으로 검증된 유력 여성
후보들이 지구당 공천과정에서 전멸하는 사
태는 우리나라 정치의 후진성을 그대로 드
러내주는 것이다.
인천의 유력 후보인 홍미영 의원, 광명시
장을 지망했던 유승희 의원, 강동구청장을
지망한 이금라 의원, 등등 지역에서 인기도
가 높고 의정활동 성적도 좋았던 현역 여성
의원들이 국민회의 자치단체장 지구당 공천
과정에서 우수수 탈락하거나 경선을 포기하
는 현상은 크게 실망스럽다.
조세형 총재권한 대행은 여성계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구당에 ‘비슷한 조건이라
면 여성을 우선 공천하라’는 지침을 내려
보냈다.
조 대행이 지구당의 완고한 남존여비적 관
행을 모르지 않을 텐데 이런 솜방망이 같은
지침을 내보이는 것은 ‘아무런 노력도 하
지 않겠다’는 말로 해석될 뿐이다.
여성문제를 앞서서 해결해왔다고 선진적인
여성정책을 자랑하는 정당이지만 정작 자기
정당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별
로 하는 일이 없고 할 의도도 없는 듯하다.
‘여성문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페미니
스트’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의 모습치고는
너무 부끄럽지 않은가? 말로 할 수 있는 일
에는 실컷 생색내고는 정작 밥그릇이 걸린
문제로 가면 치졸한 남성독점의 구태를 서
슴없이 보이는 모습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