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르치=AP/뉴시스] 8일(현지시간)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에서 폭발이 일어나 불꽃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날 오전 크림대교 자동차 교량을 지나던 트럭에 실린 폭탄이 터져 철교의 화물열차 연료 저장탱크를 실은 화차에 불이 옮겨붙어 폭발, 다리 일부가 붕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르치=AP/뉴시스] 8일(현지시간)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에서 폭발이 일어나 불꽃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날 오전 크림대교 자동차 교량을 지나던 트럭에 실린 폭탄이 터져 철교의 화물열차 연료 저장탱크를 실은 화차에 불이 옮겨붙어 폭발, 다리 일부가 붕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크름대교의 폭발이 우크라이나가 저지른 테러행위라며 보복하겠다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크렘린궁 텔레그램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의심의 여지 없이 이것은 매우 중요한 민간 기반 시설을 파괴한 테러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민간 기반 시설을 파괴하기 위한 테러 행위"라며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고안하고 실행하고 명령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사건 조사를 위해 구성한 조사위원회 책임자인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을 만난 뒤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같은 테러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연설에 배석한 크름대교 폭발 사고 조사위원장인 알렉산더 바스트리킨은 “일부 국가가 테러를 도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폭발을 일으킨 트럭이 불가리아, 조지아, 아르메니아 등지를 통과했다”며 “일부 국가가 테러에 연루돼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이나는 크름대교 폭발 사고와 관련,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우크라이나의 테러 행위라고 주장한 푸틴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는 "지구상에는 단 하나의 테러리스트 국가가 있으며, 전 세계가 그 국가가 어디인지 다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소한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테러 국가라고 주장할 자격이 없다"고 덧붙였다.

◆ 크름대교 통행 일부 재개

러시아는 크름대교(케르치 대교) 폭발로 한 때 중단됐던 차량 및 열차 통행이 9일(현지시각) 일부 재개됐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교통부는 "크름대교를 건너는 승객 및 화물 열차가 예정대로 운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크름대교를 가로지르는 교외 열차 운행은 현지 오후 7시쯤 재개된다고 말했다.

마라트 후스눌린 러시아 부총리는 텔레그램을 통해 "크름대교 2개 차선 운행이 재개됐다"며 차량들이 통행하는 영상을 올렸다.

그는 "크름대교 2개 차선에서 이미 교통이 재개됐다"며 "도로 부분 신호가 조정되고 새 표시가 적용됐으며 장벽 펜스가 복구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차량 통행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은 열차 통행도 재개됐지만 대형 트럭과 버스 등 대형 차량들은 계속 페리선을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름대교는 8일 오전 트럭 폭발로 화물열차 연료 탱크 7량이 불길에 휩싸였다. 이 폭발로 3명이 목숨을 잃었고 도로와 철로 일부가 파괴됐다.

크름반도로 이어지는 교량 도로 2개 차선이 무너졌지만 크름반도에서 크라스노다르 지역으로 이어지는 차선은 붕괴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를 잇는 크름대교는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러시아군 전쟁 수행에서 중요한 보급로가 돼 왔다.

또 크름대교는 러시아의 실질적인 통치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져, 폭발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자존심을 구기는 사건으로 평가됐다. 일각에선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핵 무기 사용까지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CNN은 "푸틴 대통령은 케르치 대교 폭파 사건을 개인적인 모욕으로 받아들이고 보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물리적 손상은 복구할 수 있지만 푸틴 대통령의 이미지 손상은 복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이 폭발 직후 8일 밤부터 9일 새벽 사이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 민간인 거주지에 S-300 16발과 Kh-22 순항미사일 6발을 보복 공격해 현재까지 13명이 숨지고 어린이 11명을 포함해 89명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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