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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희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운영위원

서울파이낸스 사장

지난 4월 22일 발생한 북한 평안남도 용천역 폭발사고는 그 엄청난 피해규모로 세계인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특히 사고발생 닷새 만에 150여 명으로 늘어난 사망자 수가 계속 증가하리라는 예상과 1천 명이 넘는 부상자의 상당수가 어린이들이라는 점 등은 인도적 지원에 다른 어떤 이유도 달 수 없게 만들었다.

화약폭발 사고의 특성상 화상환자가 많고 당장 병원 치료의 대상에도 들지 못하는 수많은 현지 주민들의 호흡기 질환 등 지속적 후유증을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 신속한 지원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90년대 이후 계속되는 의약품 부족 등으로 사실상 붕괴되었다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의 북한 의료체계로는 그 많은 수의 환자를 제대로 병원에 수용하기조차 벅차다고 한다.

그나마 만주지역에서 꾸준히 북한주민 지원활동을 벌이던 민간단체들이 있어 신속한 구호품 수송 등으로 초기의 위급한 상황에 적잖은 도움이 됐다는 점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게다가 그 동안 대북지원을 퍼주기라고 비난하던 세력들조차 인도적 차원에서 신속한 지원을 약속함으로써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한민족으로서 동질감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는 점도 앞으로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해서는 안심할 만한 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같은 민족인 한국 정부와 전세계 재외동포들이 그야말로 한핏줄로서 온정에 정성을 쏟는 것은 물론 중국 등 주변국에서도 재빨리 지원을 약속했다. 북한과 갈등관계에 있는 미국 정부도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발빠르게 천명하고 나섰다.

이번 정부와 민간단체들의 지원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정부 차원의 지원은 빠른 지원 원칙 발표에도 불구하고 남북한 당국자간 협의 등 절차적 문제 때문에 4월 말까지 지원규모 등만 대략적으로 결정되는 데 머물렀다. 반면 대한적십자사, 40여 개 단체가 발빠르게 모여 구성한 북한룡천역폭발사고피해동포돕기운동본부, 통일운동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등이 따로 또는 같이 합심해서 사고발생 6일 만인 28일 인천항에서 구호물품 1차분을 선적, 출항시킬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민족협력사업 및 구호활동체제가 상당히 발전했음을 반증한다.

사고 직후 여성단체도 긴급하게 '룡천돕기여성행동' 발대식을 가진 후 지역거리에서 모금캠페인과 사진전시회 등을 통해 시민들과 함께 룡천의 아픔을 함께 나누었으며 여성단체 내에서도 회원들과 아이들, 가족들이 참여하는 룡천돕기활동에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했다.

우리 민족은 일단 위기가 닥치면 모든 갈등을 접고 하나되는 숱한 역사적 경험이 있다. 하물며 갈등을 극복하고 통일을 향해 화해하며 함께 나아가기로 양측 정부가 약속한 지금 북한 주민들에게 닥친 폭발사고의 재앙에 한마음으로 그 고통을 나누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아직 여성들의 재화는 사회 전체로 볼 때 보잘것이 없지만 이런 참사에서 마음을 나눌 정도의 힘은 있지 않은가. 가부장제의 엄혹한 시집살이 속에서도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쌀 한 숟가락씩 모아 독립자금도 댄 여성선조들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모금활동에서 되살아났다. 이러한 우리 여성들의 힘은 민족의 통일과 한반도 평화의 여정 곳곳에서 되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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