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주진우, 2012년 총선 직전 선거운동한 혐의로 기소

김어준, 주진우, 김용민씨가1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김어준, 주진우, 김용민씨가 1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지난 19대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나는 꼼수다'(나꼼수) 콘서트를 연 방송인 김어준씨와 주진우 기자를 처벌하도록 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21일 오후 김씨 등이 옛 공직선거법 103조 3항에 관해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공직선거법 제103조 제3항은 누구든지 선거 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향우회·종친회·동창회·단합대회 또는 야유회, 그 밖의 집회나 모임을 개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선거의 공정성과 평온에 구체적 위험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단순히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추상적인 위험성을 들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집회나 모임을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에 의해 보호되는 법익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한다는 일반적 추정이 구체적인 상황에서 부인될 수 있는 경우라면, 입법자는 전면 금지가 아니라 집회나 모임이 가능할 수 있도록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방법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규제가 불필요하거나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에도 선거기간 중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일반 유권자의 집회나 모임을 일률적·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선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이 후보자 등의 선거운동의 자유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 및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선거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집회나 모임을 금지하는 심판대상조항은 선거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필요·최소한의 수단으로서 불가피한 규제이므로 침해의 최소성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김씨 등은 2012년 4·11 총선 직전 민주통합당 후보자 공개장소 연설·대담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인터넷방송 '나꼼수'와 트위터를 이용해 집회개최를 사전고지한 후 참석자들을 상대로 확성장치로 선거운동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같은 해 9월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 등은 1심 과정에서 공직선거법 제103조 제3항이 위헌 소지가 있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법원은 언론인의 선거운동을 금지한 선거법 조항에 대해선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고, 검찰은 위헌 부분에 대해 공소 제기를 철회했다.

이후 1심은 김씨와 주씨에게 각각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김씨 등은 지난 2018년 2심 과정에서 다시 공직선거법 제103조 제3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2심 재판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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