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전인수식 상생'을 경계한다

4·15총선 전엔 '감성정치' 이슈가 기승을 부리더니, 요즘엔 '상생정치'가 화두다.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윈-윈 전략으로 나가라'는 것이 바로 국민의 뜻임을 4·15총선 결과가 여실히 시사하고 있기에 정치인들이 민감할 수밖에 없는 주제다. 특히 '여성' 이미지상 모성·배려·부드러움·화합 등등 '상생'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에 그만큼 여성 정치인들이 관심을 가지는 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좌담회 참석 여성 당선자들은 하나같이 소위 '상생정치'

컨셉의 아전인수식 애매모호함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오경숙 당선자는 “상생의 실현은 '좋은 게 좋은 거다'식의 막연한 것이 아니라, 원칙과 공동의 규칙, 신뢰감을 갖추고 공동체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정치적으론 시대 흐름과 국민 의사 등을 반영해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합의를 이루고 현실을 바꾸어나가는 것”이라 규정했다.

이에 반해 심상정 당선자는 “'상생'이 이제 하나의 정치적 수사가 돼버렸다”며 “상생정치 역시 이미지 정치의 한 표현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회의론을 제기했다. 기성 정치권의 정쟁에 대한 포장 전략으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우려. 그는 “국민이 이해가능하고 판단가능한 수준의 정치를 하는 것이 상생정치의 전제조건”이라며 “이때 정책적 투명성을 드러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손봉숙 당선자는 “'상생'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자기 편한 대로 자기중심적으로 해석돼버린 경향이 있다”며 “의견이 다른 상대방도 인정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 더 우선이다”는 입장이다. 김영숙 당선자 역시 상생정치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들면서 “특히 여성들은 섬세한 배려가 다 잠재적으로 깔려 있어 어렵고 고통스럽고 불편해도 이를 감수하고 상생정치의 모범을 보일 것”이라며 기대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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