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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옥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

17대 총선을 앞두고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변수는 국회의 탄핵가결이라 할 수 있다. 선거 한달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이 벌인 이 행태를 유권자들이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가 오는 4월 15일의 선거결과를 바라보는 주요 포인트다. 하지만 이 탄핵정국과 함께 등장한 주요 특징 중의 하나가 야당들이 위기를 이겨내는 방법의 하나로 선택한 '여성지도자와 함께'다.

탄핵을 주도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당대표와 선대위원장을 여성으로 선택하고 각당의 입이라 할 수 있는 대변인까지 여성으로 임명하면서 한국정치는 이제 마치 여성들이 떠맡게 되는 양 언론들은 떠들어대고 '정치판에는 온통 여성'이라는 남성들의 소심한 걱정까지 등장한다.

우선 위기건 어떠한 상황이건 그 동안 정치권에서는 거의 예외적인 존재였던 여성들이 대표의 자리까지 올라갔다는 점은 확실히 한국정치에서, 또 여성사에서 의미 있는 사건일 것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그래도 꼴통 남자 보수들보다는 낫다'고 평하기도 하고 일단 여성이 정치적 대표로 올라가는 것은 여성들의 정치참여의 외연을 넓힐 절호의 기회라고 환영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동안 10여 년에 걸쳐 여성의 정치세력화 또는 여성의 정치참여를 주장하면서 제도개선 운동 등을 벌여온 여성운동계에서 이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비판적이다.

'아, 여자가 대표에 뽑혀 정말 좋다'고 환호하기에는 걸리는 점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일단 박근혜에 대한 평가문제가 제기된다. 정치인 박근혜, 그녀는 여성이고 한국의 독재자 박정희의 딸이며, 대구 경북지역을 근거로 하는 지역주의에 기반을 둔 정치인이다.

한나라당에서 그녀를 이 위기의 순간에 선택한 것은 부패정치와 폭력정치로 얼룩진 당의 이미지를 여성으로 순화시켜 보고자 하는 뜻도 있겠지만 당의 지지도가 전국적으로 몰락하는 과정에서 '영남의 공주'를 통해 영남권만이라도 지켜보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 있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혹자는 박근혜를 박정희의 딸로 보는 것은 연좌제라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이는 박근혜 대표가 선출된 이후 박정희와 육영수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선거운동을 하고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서서히 올라가는 것에서도 입증된다.

여기서 다시 따져보아야 할 점은 여성운동계가 여성의 참여, 세력화를 주장하는 기본 목적이 어디에 있는가다. 누구나 공감하듯이, 여성의 참여는 그동안 전혀 정치적으로 논의되지 못한 여성의 권익을 향상하고 나아가서는 정치개혁과 민주주의 발전을 이룩하자는 것이다. 몇몇 개인적인 여성들의 영달은 여성의 참여에 숫자로 계산할 수 없는 이득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남성보다 폭력적이고 수구적인 태도로 나갈 때 이제 막 싹을 틔우기 시작하는 한국의 여성 정치세력화에 큰 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성이 정치해서 더 나아지는 것이 무엇이냐'는 조롱섞인 비판이 그대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그동안 여성의 정치세력화 운동이 절대적인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수를 늘리는 데에 주력해 왔다면 이제는 어떠한 여성들이 바람직한 여성의 대표인가를 따져보기 시작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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