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비행금지구역 설정 우크라이나 요청 거절
러시아, 페이스북·웹사이트 차단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도시가 폐허가 됐다. ⓒBBC 화면 갈무리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도시가 폐허가 됐다. ⓒBBC 화면 갈무리

러시아군이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포위한 채 공격을 계속하면서 식수와 난방, 전기 등이 끊기고 식량도 고갈되고 있다.

4일(현지시각) BBC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리우폴은 5일째 러시아군에 포격을 당하고 있다. 바딤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TV 연설에서 “군사적 지원과 시민 40만명을 대피시킬 수 있는 인도주의적 통로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주택가와 병원에 대한 무차별적인 포격이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는 그저 파괴되고 있다. 그들(러시아군)은 마리우폴과 마리우폴 시민들을 지구상에서 쓸어버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가방위군 소속의 아조프 부대 부사령관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마리우폴 장악 시도에 맞서 방어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상당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마리우폴은 러시아에서 크림반도에 이르는 육로 통로가 생기는 것을 막는 마지막 도시다. 마리우폴을 잃을 순 없다”고 강조했다.

마리우폴 주민 맥심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2주째 빛도, 난방도, 물도 없고 음식도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마리우폴 주민들 일부는 외곽 지역에 점점 더 많은 포격이 쏟아짐에 따라 도심지로 대피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마우리폴을 비롯한 격전지에서 민간인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안전통로를 만들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도록 별다른 진척은 없으며, 서로 “상대방이 안전 통로 개설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 나토, 비행금지구역 설정 요청 거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이 러시아의 폭격을 막기 위해 자국 영공을 폐쇄해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나토 외무장관들과의 긴급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우리는 우크라이나 영공 위로 나토 항공기를 보내거나 우크라이나 영토에 나토 병력을 둬선 안 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비행금지구역을 실행할 유일한 방법은 나토 전투기를 우크라이나 영공으로 보내고 러시아 항공기를 격추하는 것뿐"이라며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게 되면 전쟁이 더 많은 유럽 국가로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토가 비행금지구역 설정 요청을 거부한 것은 전쟁이 유럽 전역으로 확대될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 러시아, 페이스북·웹사이트 차단

로이터통신과 영국의 가디언 등은 서방의 제재와 비난이 쏟아지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국내 보도를 차단하기 위해 영국 BBC 웹사이트와 페이스북, 뉴스사이트 메두자 등을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날 BBC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민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뉴스를 전하기 위해 단파 라디오 방송을 재개하기로 한 지 수 시간 만에 BBB 웹사이트가 차단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BBC는 전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하루 4시간씩 뉴스를 영어로 전달하는 단파 라디오 방송을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팀 데이비 BBC 사장은 이 계획을 발표하고 “전쟁의 첫 번째 희생자는 진실이라고들 한다”면서 “허위정보와 선전이 난무하는 충돌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사실적이고 독립적 뉴스가 필요하며 수백만 이상의 러시아인이 BBC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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