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표차로 현대상선 이사 선임 '승기' 잡아

주식매입 등 지지 확산…엘리베이터 주총 낙관

KCC측 “패배땐 포기”…소액주주에 승부 갈려

현정은 회장이 현대상선 이사로 선임됨에 따라 KCC와의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은 현 회장이 승리할 것으로 예견된다. 경영권의 향배가 결정될 30일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을 앞두고 현대상선 주총에서 현정은 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KCC측의 기세를 한풀 꺾어놓았다. 이어서 24일 KCC는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낮아지자 “30일 엘리베이터 주총 결과에 승복하겠다”며 '현대그룹 경영권 조건부 포기'라는 최후의 승부수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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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서울 본사에서 열린 현대상선 주총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정몽진 KCC 회장을 누르고 새 이사로 선임됐다. 이날 주총 의장인 노정익 현대상선 사장이 표결에 의해 현정은 회장이 이사로 선임됐음을 공표하고 있다.

<사진·민원기 기자>▶

지난 23일 서울 본사에서 열린 현대상선 주총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정몽진 KCC 회장을 누르고 새 이사로 선임됐다.

이 날 KCC측과 일부 소액주주들이 현대상선의 분식회계에 대해 집중 추궁해 현 회장을 지지하는 주주들과의 격돌로 3시간 이상 긴장된 분위기가 고조됐다. 또한 관심을 모았던 현 회장에 대한 이사 선임 건에 대해서도 “덕망, 경륜, 리더십 등이 이사로서 적합하다”는 측과 “정몽헌 회장의 미망인이라는 이유는 전문경영인 체제에 맞지 않다”는 측이 엇갈렸으나 찬반투표 결과 찬성 62.54%, 반대 37.43%로 현 회장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관계자들은 “당초 박빙의 승부를 예상했지만 2대 주주인 현대건설과 현대백화점 등 범현대가가 중립을 선언해 현 회장의 승리가 더욱 유리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그룹 경영권 분쟁의 본판인 30일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서 현정은 회장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범현대가가 현대상선 주총에서 이미 중립을 지킨데다 '현정은 회장을 지키는 여성들의 모임(현지모)'과 '현대엘리베이터 소액주주모임'이 현 회장의 경영에 대해 공개지지 입장을 밝힌 상황이라, 결과는 더욱 낙관적이라는 관측이다.

현 회장은 현대상선 주주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글을 통해 “주주와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깨끗하고 투명한 경영,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 주주 중시 경영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모는 24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회원 20여명이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 참석해 현 회장에 대해 지지의 입장을 밝힐 것과 30일 열리는 엘리베이터 주총 전 주식사기 운동을 적극 전개할 것을 결의했다.

한편 KCC는 24일 정몽진 회장 주재로 긴급 회의를 소집, 현대엘리베이터 주총 승부는 소액주주 향배에 달렸다고 판단, 만약 승리하지 못한다면 소액주주의 의사를 받아들여 현대그룹 경영권 인수 작업을 포기하기로 했다.

현재 현대엘리베이터의 의결권 분포는 '현대엘리베이터 소액주주모임'이 현대그룹을 지지함에 따라 현정은 회장측 32%, KCC 16%, 범현대가 15.4%로 범현대가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중립을 지킨다면 현대그룹이 유리한 상황이다.

감현주 기자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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