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인종차별 끝낸 클레르크 전 대통령 별세
남아공 인종차별 끝낸 클레르크 전 대통령 별세
  • 유영혁 기자
  • 승인 2021.11.12 09:54
  • 수정 2021-11-12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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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와 노벨평화상 공동수상.."흑인 등에 가한 고통 사과"
프레데리크 데 클레르크 전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오른쪽)과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사진은 1993년 10월 두 사람이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뒤 기념촬영하는 모습. ⓒ데 클레르크 재단
프레데리크 데 클레르크 전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오른쪽)과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사진은 1993년 10월 두 사람이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뒤 기념촬영하는 모습. ⓒ데 클레르크 재단

넬슨 만델라 이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마지막 백인 대통령이자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를 끝냈던 프레데리크 데 클레르크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의 BBC 등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향년 85세.

데 클레르크 전 대통령 재단은 이날 발표문을 통해 폐암 투병을 하던 클레르크 전 대통령이 이른 아침 케이프타운의 자택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BBC는 클레르크가 폐의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암인 중피종으로 투병생활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변호사 출신인 데 클레르크 전 대통령은 1989년 백인 정권 당시 제10대 남아공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이듬해 27년 동안 복역 중인 넬슨 만델라를 전격적으로 석방하고 아프리카민족회의(ANC)를 비롯한 여러 정당을 합법화하는 등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을 폐지했다.

1993년 남아공 민주화를 이뤄낸 공로로 만델라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며 1994년 대통령에 당선된 만델라 대통령에게 평화롭게 정권을 이양했다.

1936년 경제중심 요하네스버그에서 태어난 네덜란드계 토착 백인인 아프리카너의 정치 명문가 출신이다.

법학을 공부해 1972년 정치에 입문하기까지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이후 여러 장관직을 거쳐 대통령이 됐다.

그는 1994년 남아공 사상 첫 다인종 민주 선거에서 만델라가 대통령이 되자 제2 부통령이 됐다.

그러나 만델라 정부에서 자신이 소외되고 조언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1996년 과거 소수 백인 집권 정당인 국민당과 함께 정권에서 이탈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운영하며 집권 ANC의 부패 등을 비판했다.

그는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해 부당하고 압제적이었다고 사과했으나, 자신이 집권하던 시절 저질러진 흑인 운동가 살해 등 인권유린에 대해서는 몰랐다면서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여러 흑인으로부터 비판을 받았으며 다른 한편으로 백인 우월주의를 신봉하는 남아공 백인 우파 사이에서도 민족을 배신한 인물이라고 비난받았다.

데 클레르크 재단은 이날 고인의 사망 몇 시간 만에, 데 클레르크 전 대통령이 유색 인종에 가해진 범죄에 대해 사과하는 내용의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영상에서 "나는 아파르트헤이트가 남아공 내 흑인, 혼혈, 인도계 등에 가한 고통과 상처, 모욕, 손상 등에 대해 무조건 사과한다"고 밝혔다.

앞서 2013년 별세한 만델라와는 당초 민주주의 이양기에 격한 의견 대립을 보이기도 했으나 데 클레르크 전 대통령의 1997년 정계 은퇴 이후 서로 우정을 유지했다.

그가 노벨평화상을 받던 해만 해도 정치 폭력으로 3천여 명이 숨졌으나 남아공인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는 다른 길이 없다면서 민주화의 길을 그대로 갔다. 이 때문에 '정치적 기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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