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578일 만 중형 선고…디지털 성폭력 남은 과제는? [사건 일지]
‘박사방’ 578일 만 중형 선고…디지털 성폭력 남은 과제는? [사건 일지]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1.10.15 17:56
  • 수정 2021-10-17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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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조주빈 외 공범 5인의 3심 선고 공판이 열린 1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가 '온라인 성착취, 반드시 처벌된다' 기자회견을 열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박사방' 조주빈 외 공범 5인의 3심 선고 공판이 열린 1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가 '온라인 성착취, 반드시 처벌된다' 기자회견을 열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여성들의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6)에게 징역 42년이 확정됐다. 조주빈이 검거된 지 578일 만이다. 박사방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디지털 성착취물은 또다른 성착취물로 복제돼 피해자들의 피해가 끊이지 않는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4일 범죄단체조직,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사기,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주빈에 대해 징역 42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을 위해 3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

텔레그램 내에서 벌어진 성착취를 최초 신고자는 대학생이던 ‘추적단 불꽃’(이하 불꽃)이다. 불꽃은 2019년 9월 탐사보도 공모전에 낸 기사를 통해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세상에 보도했다.

박사방 사건의 주범인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을 검거하고 43년이라는 형이 확정되기까지 578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n번방 연결통로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와치맨’ 전모씨도 최근 징역 7년이 확정됐다. n번방 주범인 ‘갓갓’ 문형욱은 상고심 심리가 이뤄지는 중이다.

그러나 디지털 성범죄는 범인이 잡히고 형을 산다고 해서 끝났다고 할 수 없다. 성착취물을 시청, 소지한 수요자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날 재판에 참여한 조은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이 사건의 주범들의 처벌은 확정됐으나 피해자들을 향한 또 다른 범죄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오늘 처벌 받은 주범들 외에도 박사방 안팎에서 박사방 조직원들이 제작, 유포한 성착취물을 시청, 소지, 유포한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이 아직 남아 있다”며 “이들은 성착취물의 수요자들이다. 피해 확산을 방지하고, 성착취물 제작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수요자들에 대한 합당한 처벌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사건과 재판 과정에서 겪은 고통을 치유하고 피해자가 아닌 생존자로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사회 전반의 지원과 문화 형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랑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 지원의 끝은 없다”며 “디지털 성범죄 특성에 따라 새로운 사건이 계속해서 생기고 추가적인 삭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크게 조명 받은 이번 사건뿐 아니라 개별 피해 사건에서도 중한 선고가 지속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랑 대표는 정책, 법률적으로 바뀌어야 할 지점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우선 디지털 성폭력이 일어나는 창구가 되는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에게 제대로 책임을 지우는 것이 큰 과제”라며 “성폭력 처벌법 구성요건 중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이라는 표현을 대신할 대안이 국회에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관련 사건 일지.

◉2019년

△7월

대학생 2인으로 이루어진 추적단 '불꽃' 취재 착수

△8월

n번방 '와치맨' 전모(38)씨가 켈리 '신모(32)씨에게 n번방 승계/'켈리' 신씨 검거

△9월

경기남부경찰서에 의해 n번방 2대 운영자 '와치맨' 전모씨(38)가 다중이용시설에서의 불법촬영 혐의로 검거

△11월

텔레그램에 '제2의 n번방'을 개설하고 중학생 등을 협박해 직접 성착취 영상을 제작해 금전적 대가를 받고 유포한 '로리대장태범' A(19)씨 일당 4명이 검거

◉2020년

△3월

16일 '박사' 조주빈 검거

22일 '박사' 조주빈 신상공개

26일 '켈리' 신씨 1년형 선고...항소장 제출

30일 '태평양' 이씨 사건 형사합의31부로 재배당

△4월

3일 경찰이 '박사' 조주빈이 지목한 '박사방' 공동 운영자 '부따' 강훈(18), '이기야' 이원호(19) 검거 사실 공표.

6일 군사법원, '이기야' 이원호 구속영장 발부/경찰, '태평양' 이군·공익 강씨 추가 송치

16일 '부따' 강훈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 소집 및 신상공개

17일 '부따' 강훈 검찰 송치

20일 '켈리' 신씨 항소 포기... 1년 징역형 확정

28일 박사방 공동 운영자 '이기야' 이원호에 대한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 소집 및 공개

29일 '박사' 조주빈 포함 일당에 대한 서초 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0부 첫 공준/'태평양' 이씨 혐의 인정

△5월

1일 군 검찰, 조주빈 공범 현역 군인 '이기야' 이원호 구속기소

6일 검찰, '부따' 강훈도 구속기소…아청법 위반 등 11개 죄명

△6월

11일 법원, '성착취 영상 제작' 조주빈 등 첫 공판…혐의 대체로 인정

22일 검찰, 조주빈 '범죄단체조직죄' 등 11개 혐의로 추가기소

23일 법원, 거제시 전 공무원 '랄로' 천씨 변론종결

△7월

2일 'n번방' 운영자 '갓갓' 문형욱, 첫 재판서 혐의 인정

15일 조주빈 공범 6번째 신상공개…29세 남경읍

△8월

3일 검찰, 조주빈 공범 남경읍 구속기소…범단죄는 제외

14일 '조주빈에 개인정보 전달' 공익 최씨, 1심서 징역 2년 선고

△10월

12일 검찰, n번방 운영자 '갓갓' 문형욱에 무기징역 구형

△11월

12일 조주빈, '범죄수익금 1억원대 은닉' 혐의 첫 재판

24일 검찰, 조주빈 공범 '김승민' 한씨에 징역 20년 구형

26일 법원, '범죄단체조직 등' 조주빈에 징역 40년 선고

△12월

1일 검찰, 1심 불복해 항소장 제출…조주빈도 동시 항소

◉2021년

△1월

21일 법원, '박사방 2인자' 부따 강훈 징역 15년 선고

△2월

4일 법원, 조주빈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징역 5년 선고

△5월

4일 검찰, 조주빈 2심도 무기징역 구형

30일 검찰, 조주빈 강제추행 혐의로 추가기소

△6월

1일 법원, 조주빈 2심 징역 42년 선고

△7월

13일 '박사방 공범' 태평양 이모군, 상고 취하…장기 10년, 단기 5년 확정

△8월

26일 법원, '박사방 2인자' 강훈 2심서 징역 15년 선고

△10월

14일 대법, 조주빈 징역 42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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