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보장” 여성들의 외침 묵살하는 탈레반… “온몸 가려라” 여성 억압 공식화
“자유 보장” 여성들의 외침 묵살하는 탈레반… “온몸 가려라” 여성 억압 공식화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1.09.06 09:48
  • 수정 2021-09-07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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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얼굴 다 가리는 니캅 쓰도록 명령
여대생은 여성교원에게만 교육받고
여성교원 부족하면 남성노인이 교육

 

3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여성들이 교육과 취업 기회 보장, 정부 구성에 참여할 권리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카불=AP/뉴시스
3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여성들이 교육과 취업 기회 보장, 정부 구성에 참여할 권리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카불=AP/뉴시스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조직 탈레반 정권 체제가 들어선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여성 수십 명이 교육 기회 보장과 평등을 요구하며 목숨을 건 시위를 벌이고 있으나, 탈레반은 이들의 외침을 묵살하고 있다. 당초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던 탈레반은 여성은 온몸을 가리는 옷을 입고 여성교원에게만 교육을 받도록 명령하는 등 여성 억압적인 교육 방침을 공식화했다.

AFP통신은 5일(현지시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여대생들에게 복장과 수업 방식 등을 규제하는 교육 규정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여성 인권 보장하겠다”던 탈레반, 여성 교육 규제 천명

보도에 따르면 전날 탈레반 교육 당국은 새롭게 마련한 규정을 기반으로 아프간 사립대학에 다니는 여성들은 ‘아바야’를 입고 눈을 제외한 얼굴 전체를 가리는 ‘니캅’ 착용을 강제하기로 했다. 아바야는 얼굴을 뺀 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검은색 긴 통옷을 가리킨다.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이 지난달 17일 “여성들이 부르카(전신을 가리고 눈 부위까지 망사로 덮는 형태) 대신 얼굴과 머리카락만 가리는 히잡을 착용하는 것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탈레반은 수업도 성별로 구분해 진행하도록 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최소한 커튼을 쳐 여성학과 남학생 공간을 구분하도록 했다. 여학생들은 수업이 끝난 뒤 남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기 전까지 교실에 머물러야 하며, 성별에 따라 출입구도 따로 써야한다고 규정했다.

특히 여학생들은 여성교원에게서만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명시했다. 여성교원 확보가 어려울 때만 노인 남성교원으로 대체하도록 했다. 

“교육 기회·자유 보장을” 여성 시위 확산

카불, 헤라트 등 주요 도시에서는 여성 수십 명이 교육과 취업 기회 보장, 선거권, 평등, 정부 구성에 참여할 권리 등을 요구하며 거리 시위를 벌였다. 지난 2일 아프간 서부 헤라트에서 여성 50명이 거리 시위를 벌인 이후 4일까지 수도 카불에서 여성 20여명이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대는 "내각에 여성을 포함해달라", "자유는 우리의 모토" 등의 팻말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이에 탈레반은 여성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고 공포탄을 발사해 해산을 시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탈레반은 시위 현장에서 여성들을 때리고 기자를 억류한 남성 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과거 통치기(1996~2001년) 때 이슬람 율법(샤리아)을 앞세워 사회를 통제했다. 특히 여성은 취업, 교육 기회가 박탈됐다. 다시 정권을 잡은 탈레반은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여성 취업은 제한되고 여성 교육도 규제되는 등 여성 억압을 공식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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