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결손·돌봄 지옥, 등교가 해답”
“학습 결손·돌봄 지옥, 등교가 해답”
  • 김규희 기자
  • 승인 2021.08.31 18:15
  • 수정 2021-09-02 14: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월부터 3단계까지 전면등교
학생·교사·학부모 약 66% 찬성
“학습결손·돌봄문제 완화하고 수업 질 향상해야”
9월6일부터 2학기 등교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이은정 디자이너

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까지 전국의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가 등교수업을 한다. 코로나19 방역 우려에도 많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이 전면 등교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학습 결손과 돌봄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6월3일부터 5일간 전국의 교원, 학생, 학부모 165만21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5.7%가 2학기 등교 확대 추진에 긍정적이었다. △학부모 77.7% △교원 52.4% △학생 49.7%가 등교에 긍정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학부모 입장에서 원격수업 확대는 돌봄노동 증가다. 한국여성노동자회가 2020년 5~6월 여성 노동자 3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6.3%가 “코로나로 돌봄노동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가장 힘든 돌봄노동으로는 ‘세 끼 식사준비’(38.5%)가 꼽혔고, ‘온라인 수업 및 과제 챙기기 등 아이 학습지도’(15.1%) 등이 뒤를 이었다.

초2 자녀를 키우는 박민아(36·서울 구로구)씨는 학교가 ‘교육기관’이자 ‘돌봄기관’이라고 설명한다. 박씨는 “부모 도움을 받지 못하는 맞벌이 부부들은 자녀를 맡길 곳이 없다. 점심을 챙겨주기 어려워 옆집과 윗집, 아랫집에 자녀를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고1, 초3 아이를 둔 최준서(49·인천시 부평구·가명)씨는 “점심 때만 되면 아이들 밥 챙기려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면서 “자녀가 어리니 컴퓨터에 문제가 생기면 옆에서 봐줘야 하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18일 오전 광주 북구 동림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간격을 두고 등교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8일 오전 광주 북구 동림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간격을 두고 등교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온라인 수업은 등교 수업보다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입시전문 교육기업 진학사는 2020년 4월 고교 1~3학년 679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온라인수업’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고3의 69.4%, 고1~고2의 55.7%가 ‘집중이 안 되고 수업 질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수업 질 하락은 학습결손, 학력 양극화로도 이어진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전국 8개 시도(서울·경기·강원·광주·대구·부산·전북·충남)의 중학교 851개교 및 고등학교 408개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코로나19 학력격차 실태’ 조사 결과를 4월 발표했다. 비대면 수업이 전면 실시되면서 조사 대상 중학교의 75.9%(646곳), 고등학교의 66.1%(270곳)에서 수학 과목 성적 중위권 학생 수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서울교육정책연구소의 ‘코로나19 전후, 중학교 학업성취 등급 분포를 통해 살펴본 학교 내 학력격차 실태 분석’ 결과, 서울시 중학교 382곳에서 ‘코로나19 이후 국·영·수 과목의 중위권 학생 비중이 줄고 하위권은 늘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고1, 중1 자녀를 둔 이정은(50·경기도 부천시·가명)씨는 “자녀가 온라인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다. 사교육도 받지 않고 있어서 학습결손이 더더욱 걱정된다”고 전했다. 서울시 관악구 A고에 다니는 김선아(17·가명)씨는 “학교에 가지 못해 생긴 학습결손을 학원에 다니며 메우는 친구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면서 전면등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선 경남 창원문성고 보건교사는 대면수업에서 양질의 수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사는 “비대면 수업을 하면 화면을 꺼놓는 학생들이 종종 있다. 표정이나 행동을 볼 수 없어 학생들의 이해 정도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얘기했다. 또, “성평등이나 성 건강에 대한 수업을 할 때는 서로의 차이를 인지하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모둠활동이 중요한데 비대면 수업에서는 한계가 존재한다”면서 전면등교에 찬성했다.

대면수업을 통해 청소년들의 우울을 해소하고 심리·정서 안정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는 코로나19 이후 청소년 정신건강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의 만 13세 이상부터 만 18세 이하 청소년 570명을 대상으로 6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경도 이상의 우울 비율이 35.26%로 2019년(28.2%) 대비 증가했다.

서울시 강서구 B고에 다니는 김영서(18·서울시 강서구·가명)씨는 “학교에 가서 친구들을 보고 싶다. 친구들이랑 얘기할 기회가 적어 우울하고 아쉽다”고 말했다. 정지은 부산시 부전초 초1 담임교사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학습뿐만 아니라 친구, 교사와 교류하면서 심리·정서적으로 안정을 느낀다”면서 전면등교를 촉구했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의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