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코처럼 엮이는 여성들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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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우아사' 회원들은 레이스처럼 세상을 덮어 포용하고 연대하자는 의미의 자리를 가졌다.▶

“돈 좀 벌었으면 좋겠어요.”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고 싶어요.”

“올 한 해 전쟁으로 아이들이 죽지 않길 바래요.”

직장인, 학생, 여성단체 활동가. 다양한 여성들의 새해 소망이 마주잡은 손을 타고 옆 사람에서 옆 사람으로 이어진다.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개인적인 바람에서 “더불어 잘 먹고 잘 사는 한 해가 됐으며 한다”는 '공익적'인 바람까지. 20여 명 가량의 여성들이 지긋이 눈감고 손을 마주잡은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그러나 고개를 숙이고 기도하던 모습도 잠시 금세 소란스런 분위기로 바뀐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일명 '레이스 마을' 파티. 2001년 한의사 이유명호씨(51·남강 한의원 원장)가 주축이 돼 결성된 '우리는 이미 아름다운 사람들'(우아사)의 신년모임 자리다.

참석자들이 저마다 준비해 온 레이스 달린 옷이나 소품 등을 꺼내니 분위기가 달라진다. 사회자 최광기씨가 가져 온 빨간색 털목도리가 특히 인기.

최씨가 목도리를 두르자 여기저기 환호성이 쏟아진다. 금새 분위기가 무르익고 이날 장소를 제공한 회원의 특별 요리가 '풀코스'로 제공된다. 특히 로즈마리로 향을 낸 버섯요리는 일품.

“레이스처럼 세상을 덮어 포용하자, 그물코처럼 연결돼 서로에게 힘을 북돋워주자는 의미예요. 여성들 하나하나 섬처럼 있지 말고 관계로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자는 뜻이죠.”

이유명호씨의 설명이다. 시인 노혜경의 <천천히 또박또박 그러나 악랄하게>에서 힌트를 얻었다.

이유명호씨의 홈페이지 '약초밭(www.yakchobat.com)'을 통해 만난 이들은 스트레스로 인한 비만이나 마음의 상처를 나누다 여성문제 등 사회로 눈을 돌리게 됐다.

지난 10월 3일 열린 대한민국 여성축제에서 양성평등을 상징하는 화투 그림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고, 한번 쓰고 버리는 꽃 화환 대신 무로 화환을 만들어 여성 정치인 후원회에 사용한 것도 이들의 아이디어다.

'세상 밖으로 눈을 넓혀 연대하고 치유하자'.

어느 새 이들의 모토가 됐다.

뒤늦게 도착한 고은광순씨는 “모임에 참여해 많은 힘을 얻는다”며 “모든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폭력 앞에 떠는 사람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다.

우아사의 '교주'이유명호씨는 “여성들이 하나하나 엮여져 역사가 이루어지길 바란다”며 “이 자리에서 의식이 깨어 같이 손잡고 나아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한다.

한편으로 이씨는 올해 책이 나오면 '춤방'을 만들 생각이다. 재즈 댄스 등 커플 위주의 춤이 아닌 즐겁게 출 수 있는 춤이면 어떤 춤도 가능한 공간을 만들어볼 계획. 또한 그는 “오늘이 단 한번 있는 하루인 것처럼 늘 깨어 있길 바란다”는 새해 소망을 전했다.

임인숙 기자isim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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