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운명의 날’ 이준석은 웃을 수 있을까
[기자의 눈] ‘운명의 날’ 이준석은 웃을 수 있을까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1.06.11 09:10
  • 수정 2021-06-11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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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투표율 45% ‘사상 최고
2030 남성 대변자 자처하며
안티 페미니즘 전략 내세워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출범한다. 새 당대표는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 국민의힘 존폐가 걸린 만큼 당 안팎에선 새 리더십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10일 발표된 전당대회 투표율은 45.36%를 기록했다. 지난 7~10일 32만8000여명의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모바일,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를 진행한 결과로, 국민의힘 전당대회 가운데 사상 최고 투표율이다. 역대 최고치인 2014년 투표율(31.7%)보다 약 14%포인트 높은 수치다.

전당대회 흥행의 중심에는 ‘이준석 돌풍’이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이준석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나경원·주호영·홍문표·조경태 후보는 막판 뒤집기에 희망을 걸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돌풍의 주역인 이준석 후보가 결국 당대표에 선출될지 주목된다.

여성신문은 이번 당대표 선거를 취재하며 후보들의 인터뷰를 추진했다.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에 나경원·주호영·홍문표·조경태 후보가 참여했고 인터뷰 기사는 지난 2~10일 온라인에 공개됐다. 반면 이준석 후보는 인터뷰에 결국 참여하지 않았다. 당초 서면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했으나, 며칠 뒤 “바빠서” 인터뷰에 응할 수 없다고 말을 바꿨다.

이 후보는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여성할당제, 여성 징병제, 군 가산점제 등 성평등 이슈가 있을 때마다 2030 남성들의 대변자를 자처하며 맨 앞에서 목소리를 내왔다. 온라인 남초 커뮤니티에서 언급되는 젠더 이슈를 공론장으로 끌고 와 이슈로 만들었다. 2030 남성들은 이 후보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되고 있다는 정치적 효능감을 갖기 시작했고, 이 후보가 자신들의 대변자라고 감정이입하기 시작했다.

아예 이번 선거에선 정당 공천 등에 청년과 여성 몫을 일정 부분 보장하는 ‘할당제’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할당제가 합당한 자격을 갖춘 청년이나 여성이 아니라 내부 사람을 밀어 올리는 도구로 악용돼 실력 있는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는다”는 게 그의 논리다.

이 후보의 언행을 두고 당 안팎에서 ‘페미니즘 백래시’를 정치적 자원으로 동원했다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이 후보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지지율도 떨어지기는커녕 더 공고해졌다. 지금의 ‘이준석 돌풍’이 소위 ‘이대남’을 겨냥한 이 후보의 ‘안티 페미니즘’ 전략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례 없는 투표율을 기록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 후보는 웃을 수 있을까. 이 후보는 당원 투표가 마감된 직후 페이스북에 “제가 당 대표가 되는 영광을 얻는다면, 그것은 변화의 결과물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고 적었다. 이준석 돌풍이 당대표로 현실화될 수 있을지, 그가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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