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 23쪽 분량 수사 자료 배포
유튜버 등 허위 사실 유포…선제적 대응 차원
경찰이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 씨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이례적으로 중간 수사 자료를 전국민에 공개하고 가짜뉴스 유포 행위에 위법 사항이 없는지 법리 검토에 나섰다.
이번 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서울경찰청은 27일 오후 3시께 손정민 씨 사망과 관련한 현재까지의 수사 상황을 모두 공개했다.
경찰이 중간 수사 상황을 전국민이 언제든 볼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경찰이 이날 취재진에게 배포한 자료는 A4용지 23쪽 분량이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가짜뉴스와 근거 없는 소문들이 확산되자 모든 수사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해 추가 의혹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원횡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은 전날 중간 수사결과 발표 자리에서 "손 씨 사망에 대해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그간의 경찰 수사 진행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유튜버를 중심으로 근거 없는 사실과 의혹이 퍼지고, 일부 여론도 이에 동조하면서 수사에 심각한 차질이 생기고 있다는 점도 경찰 지휘부 내부에서 심각하게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공개한 자료에는 사건 개요부터 주요 수사 사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손 씨와 함께 술을 마신 친구 B씨 수사 상황, 손 씨의 당일 행적, 제기된 의혹별 질의응답 등이 담겼다.
자료에는 'A씨가 평소 물을 싫어했다', '실종 현장에서 혈흔이 발견됐다', 'B씨가 누군가와 A씨를 한강으로 옮겨 빠트렸다', 'B씨가 A씨와 함께 물에 들어갔다' 등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근거없는 소문에 대한 반박이 세세히 담겼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해외 해변(물속)에서 촬영한 사진, 국내에서 물놀이하는 영상 등을 확보했다", "지난 8일 의혹이 제기된 장소를 포함해 현장 주변을 폭넓게 감식했으나 혈흔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B씨 귀가 당시 탔던 택시기사는 B씨가 앉았던 차량 뒷자석이 젖어있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등 일일이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자체로도 의심점이 명확하게 확인이 안된 부분도 이번 자료에 다 포함시켰다"며 "이번 브리핑은 가짜뉴스 유포자들을 향한 경고 성격도 담겨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손 씨 사망 경위와 관련해 "현재까지 범죄 관련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까지 B씨의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B씨 신분도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이라는 점을 명확히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피의자로 입건된 사람은 없다"며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수사 중이니 믿고 지켜봐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이 자료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서울경찰청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