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이 능사 아냐… 양육비 정부가 대신 내줘야”
“처벌이 능사 아냐… 양육비 정부가 대신 내줘야”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1.05.22 09:54
  • 수정 2021-05-22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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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공약
경제 상황 어려워 못 주는
비양육 부모도 있어
이혼가정 자녀 70%
양육비 지원 못 받아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양육비미지급자 위정전입에 대한 전국 지자체의 철저한 사실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양육비미지급자 위정전입에 대한 전국 지자체의 철저한 사실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공약했던 양육비 대지급제도 관련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한부모들은 “부양육자의 능력과 상관없이 국가가 양육비 대지급제를 실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육비 대지급제도는 정부가 양육비를 선지급하고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비양육자의 소득에서 양육비를 원천징수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인 2017년 양육비 대지급 제도 도입을 공약했다. 해당 제도는 2018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20만명이상이 도입을 촉구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은정 디자이너

이혼가정 자녀 10명 중 7명은 부모로부터 제대로 양육비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15년 문을 연 양육비이행관리원에 따르면 2020년 양육비 이행률은 36.1%에 불과하다.

국회에서는 서영교·박주민·박홍근·양정숙·이규민 의원이 각각 양육비대지급제도에 관한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정부 차원에서는 양육비 대지급제도 도입의 필요성 등 한부모가족의 이야기를 들었다. 여성가족부와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0일 ‘한부모가족의 날’을 맞아 미혼모·부 등 한부모가족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정책과 제도 개선 사항 등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여가부는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양육비이행법)’에 따라 2015년부터 양육비이행관리원을 통해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제도를 운영 중이다.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채권자(양육자)에게 한시적으로 양육비를 지원하고 지원 종료 후에는 비양육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한다.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제도는 자녀 1인당 월 20만 원(아동 양육비를 지원받는 경우 10만 원)씩 9개월간 지원한다. 3개월 연장할 수 있어 최장 1년간 24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운영 결과 비양육자로부터 양육비를 돌려받은 비율은 2%에 그쳤다.

이현영 서울한부모회 대표는 20년을 한부모로 살아오면서 아이 셋을 키운 장본인이다. 이 대표는 세 아이를 키우며 양육비를 단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다. 그는 지난 10일 열린 건강가정기본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아이들과 잘 살아 보기 위해 해보지 않은 일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고 현재 저는 루마티스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며 “만약에 제가 조금이라도 양육비를 받아 경제적으로 도움이 됐더라면 일하는 시간도 조금 줄었을 것이고 아이들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양육비 미지급 문제에 대해 처벌 강화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 인해 올해 6월부터는 비양육부모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 지방경찰청장에게 운전면허 정지처분을 요청할 수 있다. 한시적 양육비를 긴급 지원한 경우 비양육부모의 동의 없이 소득세·재산세 신용·보험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7월부터는 양육비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법무부장관에게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다. 양육비이행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누리집 또는 언론 등에 명단을 공개도 가능하다. 감치명령에도 불구하고 양육비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 대표는 “양육비 (문제) 해결을 위해 형사처벌 강화조항이 생긴 것은 반가운 일이나 저처럼 부양육자가 경제적 능력이 되지 않거나 양육비 지급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며 “오히려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국가에서 양육비 대지급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진방 한국한부모연합 사무국장도 문제는 저소득층 비양육자의 경우라고 밝혔다. 오 사무국장은 “양육비를 안 주는 부모에 대해서는 물론 형사처벌 강화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저소득층 비양육자는 주고 싶어도 못주는 경우가 있어서 못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다 클 때까지는 양육비 대지급제 도입으로 국가가 나서서 일정금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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