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커져…금리 상승 더 빨라질 수도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 2월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시장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지난 7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57∼3.62% 수준이다.
이는 ‘1%대’ 신용대출 금리가 등장했던 지난해 7월 말과 비교해 하단이 0.58%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금리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뚜렷하게 높아졌다.
4대 은행의 7일 현재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2.55∼3.90%다.
역시 작년 7월 말보다 최저 금리가 0.3%포인트 올랐다.
은행 대출 금리가 오르면 신규 대출자 뿐 아니라 이미 대출을 받은 사람의 부담도 커진다.
가계대출자의 60∼70%가 변동금리를 적용받는 것으로 추정되는데다, 신용대출의 경우 약정에 따라 3개월, 6개월 단위로 현시점의 기준금리를 적용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대출 금리 상승 속도가 앞으로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유가·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생산자 물가가 뛰면서 채권 등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커지고 있다.
한은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1%로 이미 2%를 넘어선 상태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값에 해당한다.
물가와 자산가격 거품을 잡기 위해 미국과 한국 등 주요 국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