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노동자들 기록 전시
서울시립미술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노동자들 기록 전시
  • 최현지 기자
  • 승인 2021.04.28 17:50
  • 수정 2021-04-28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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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있지만 없었던’ 전
4월30일부터 6월6일까지 개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노동 관련
아카이브 자료 200여 점-현대미술작품 연결
다양한 기록 통해 ‘있지만 없었던’ 이들 호명 
ⓒ서울시립미술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노동자들의 기억과 기록을 담은 전시 ‘있지만 없었던(Naming the Nameless)’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노동자들의 기억과 기록을 담은 전시 ‘있지만 없었던(Naming the Nameless)’이 서울시립미술관(관장 백지숙)에서 열린다. 

이 전시는 서강대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소장 김지현)와 서울시립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는 전시로, 30일부터 6월6일까지 여의도 서울시립미술관 SeMA 벙커에서 개최된다. 

‘있지만 없었던’은 이름 없는 강제징용 노동자들의 기록과 자료를 통해 이들의 노동과 일상에 얽힌 흔적과 기억을 조망한다. 이와 더불어 다양한 시대에 걸쳐 나타난 노동의 양태를 탐구하는 현대미술 작품을 함께 선보여 노동자들의 삶을 드러냄으로써 노동의 의미를 되짚어본다.

일제강점기 가장 많은 이들이 강제 징용됐던 곳은 탄광이었다. 전시는 탄광의 갱도와 탄광 노동자들을 담은 사진으로부터 출발해 징용 노동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준다. 아울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 제공한 ‘윤병렬 컬렉션’ 등 실물 자료를 통해 당시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과 생활상을 펼쳐 보인다. ‘있지만 없었던’ 수많은 개개인의 이름을 호명해 다시 이 자리에 ‘있게’ 하는 공명의 장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정혜경, '정혜경 아카이브', 2011/2012,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01분, 104분 49초, 84분 40초, 69분 21초, 45분 30초 ⓒ서울시립미술관
정혜경, '정혜경 아카이브', 2011/2012,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서울시립미술관

이번 전시에서는 정혜경 연구자가 수년간 모은 구술 녹취자료, 편지 자료 등을 통해 징용사에서 배제된 여성과 가족의 목소리를 발굴한다. 또 징용 당시 촬영된 초상 사진과 근로기록부 명단 자료의 시각화를 통해 개별 주체로서 징용노동자들을 호명한다.

이를 통해 계급, 인종, 젠더, 사회문화적 법제도, 디아스포라 이주사 등 복잡하게 얽힌 노동의 문제들을 가시화하고, 있지만 없는 듯 굴곡진 삶을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수많은 개인의 이름을 호명해 다시 이 자리에 ‘있게’ 하는 공명의 장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있지만 없었던’에 출품되는 동시대 미술작품 20여 점은 아카이브 사료 200여 점과 연동된다. 조덕현의 ‘언더그라운드 엘레지’는 일제강점기 징용됐던 한 가수의 트라우마적 삶과 중국 항일 영화인 ‘대로’의 대조적 서사와 선율을 작가의 기억을 통해 교차 직조하며 노동자의 초상을 그린다.

강제 이주를 당하고 징용되어야 했던 조선인, 고려인과 그 후손들의 생애를 그리는 김소영의 ‘김알렉스의 식당: 안산-타슈켄트’와 ‘화광: 디아스포라의 묘’는 잊힌 개개인의 기억과 향수를 소환한다. 최원준의 ‘얼굴의 역사’는 70~80년대 해외 파견 사업에서 파견 노동자 개개인이 형성해낸 교류를 통해 이들을 서사의 중심 주체로 재조명한다. 

안해룡, '망각된 기억들_에필로그', 2019, 단채널 비디오, 컬러. ⓒ서울시립미술관
안해룡, '망각된 기억들_에필로그', 2019, 단채널 비디오, 컬러. ⓒ서울시립미술관

오민수의 ‘제자리 찾기’, ‘폭파’는 물류 노동자들을 둘러싼 시스템의 비인간성과 폭력성을 가시화하고 차재민의 ‘미궁과 크로마키’는 ‘손노동’에 붙여지는 양면적 가치를 부각함으로써 동시대적인 노동의 구조와 의미의 외연을 확장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전시 기간 중 참여 작품 사진, 전시 전경 등 온라인 콘텐츠를 서울시립미술관 공식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채널에서 제공할 예정이다. 

임지현 서강대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장은 “일제하 강제노동에 대한 사회적 기억과 인간의 조건으로서의 노동에 대한 현대미술작품의 탈식민주의적 교차는 한국 사회에서 공공적 인문학의 외연을 넓히고 역사의 미학화와 미술의 역사화를 시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며 전시의 의의를 밝혔다.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를 기회로 학계와 미술계가 기억 연구와 미술 문화 경험의 저변을 확대하고 시민들과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관람객들은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도슨팅 앱을 통해 음성으로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전시 관람 일정 등 자세한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sema.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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