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여성학 연대 모색
아시아 여성학 연대 모색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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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부터 서구에서 일기시작했던 ‘여성학’이 아시아지역으로

전파된 것은 70년대 중반부터다. 한국, 인도 같은 나라엔 비교적 일

찍 여성학이 전파된 반면, 태국 같은 나라엔 90년대부터 여성학이

소개되기 시작했다. 여성학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들은 아직까지도

많다. 그 대표적인 것이 대학사회의 경직성때문에 별개의 독립된 학

문으로 인정받기 보다는 사회학의 한 분야로 취급되기도 한다는 것.

따라서 충분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뒤따르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

하다.

결국 독립적이고 고유한 학문으로서의 여성학의 발전을 위해 여성

학자들은 정부나 정부관련 단체, 대학당국과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협상을 벌여나가야 된다는 학자로서의 이중부담감을 짊어지고 있다.

또 서구 중심시각에서 벗어난 아시아여성학의 확립도 과제다.

이같은 아시아에서의 여성학의 공통된 현실에 공감하고 아시아 지역

에서의 여성학 연대가능성과 발전을 모색해보는 자리가 지난 3월 26

일부터 28일까지 이화여대에서 마련됐다. 한국여성연구원(원장 이상

화)과 아시아여성학센터(소장 장필화)가 공동주최한 ‘아시아여성학

교과과정 개발을 위한 국제웍샵’은 첫날은 공개회의로 8개국 보고

서가 각국 여성학자들에 의해 발표됐고, 나머지 일정은 비공개로 관

련학자들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이번 국제웍샵은 아시아여성학 발전을 위한 97년 9월부터 2천년 9

월까지의 3년 프로젝트중 첫번째 단계. 이후 각 국가별로 웍샵을 열

어 여성학 교과과정의 현황과 학과로서의 제도적 문제점 등을 심도

있게 연구하고, 마지막으로 이런 노력들이 어떤 문제점을 야기시켰

고 효과를 낳았는지 점검하게 된다. 궁극적으로 여성학의 학문으로

서의 주류화 진입을 체계적이고 심도있게 치밀한 자성을 곁들여 시

도하고 있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주요 특성이다.

이번 국제 웍샵엔 인도네시아의 크리스티 프완다리, 필리핀의 마리

아 순시오나 아즈쿠나, 태국의 시리폰 치라와쿨, 중국의 이인허, 대

만의 장주에, 일본의 하루에또 가토, 인도의 엘리쟈벳 챨스, 한국의

김은실·장필화 등 8개국 18인의 여성학자들이 참여했다.

국립인도네시아대학원 프완다리 여성학프로그램 교수에 따르면, 인

도네시아는 90년에서야 여성학 교과과정이 개설된 후발주자지만 대

학들엔 70개 이상의 여성학센터가 만들어져 있다. 저술작업을 경시

하는 풍조때문에 여성학 관련서적의 출간이 활발한 편은 아니지만,

여성학자들이나 이들이 배출해낸 제자들이 펴낸 책들이 등장하기 시

작하고 있다. 태국의 치라와쿨 콩켄대 간호학과 교수와 아난드 출라

롱콘대 철학과 교수는 저임금 하위직과 열악한 작업환경, 직장내 의

사결정권의 박탈, 섹스산업으로 인한 에이즈 확산 등을 태국여성들

의 주요 문제점으로 열거했다. 특히 페미니스트를 ‘다루기 힘든, 골

치거리 여자’로 치부하는 사회편견이 상당함도 지적됐다. 이들이

말하는 태국에서의 여성학의 주요과제는 윤락녀, 노동자, 구타아내,

아동매춘부 등 열악한 환경에 있는 여성들의 문제해결에 힘쓰는 한

편, 남녀평등 성취의 이데올로기 보다는 하나의 당당한 학문분야임

을 입증하는 것이다.

일본의 동경기독교여대 문화커뮤니케이션학과 가토 교수와 오사카

여대 여성학센터 후나바시 소장은 일본내 인구의 급속한 감소로 대

학들이 학생확보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현실속에서 여성학이란 학

문이 참신하고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에 완고한 대학당국들

도 비협조적이나마 여성학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 돼가고 있음을

지적했다. 따라서 여성학의 미래를 위해 ▲여성학의 커리큘럼을 체

계화하고 여성학 교과과정을 단계별 상향조정 ▲자연과학, 농업, 공

업과 의학 등의 학과에도 여성학과정 개설 ▲페미니스트 교육이론을

발전시키기 위해 학생들의 적극적 참여 유도 등을 주요방향으로 설

정했다.

인도의 미라 코삼비 SNDT여대 여성연구센터 소장은 인도에서의

여성정치인들의 위상이 높긴 하지만 실제적이기 보다는 가시적이라

고 전제한 후 여성학 발전을 위해 ▲세미나, 회의, 웍샵 등을 통해

새로운 교과과정을 교수들이 정기적으로 접할 수 있고 현장운동가들

과의 활발한 만남의 기회도 마련돼야 함 ▲기존 여성학관련 서적 출

판과 도서관의 확대 ▲대학관계자들과 NGO들의 긴밀한 네트워킹

등을 구체적 목표로 제시했다.

한국의 김은실 이대 여성학과 교수는 77년 한국여성연구소를 기점

으로 학부강좌와 석사과정 개설을 거쳐 90년 박사과정 개설, 95년

국제적 발전을 위한 아시아여성학센터 설립을 이루기까지의 한국여

성학의 발전상을 정리했다.

또한 90년대에 들어서는 대부분의 국내 대학들이 여성학 강좌를 개

설함은 물론이요 공격적이고 이기적인 왜곡된 모습이나마 여성학자

들이 매스컴에 종종 등장하게 된 ‘대중성’도 언급했다. 끝으로 장

필화 아시아여성학센터 소장은 국내 여성학의 문화적 배경이 되는

가부장제적 가족문화 등을 설명했다.

'박이 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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