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은_범죄다] 스토킹처벌법, 22년만 빨랐다면 살릴 수 있었던 여성들
[스토킹은_범죄다] 스토킹처벌법, 22년만 빨랐다면 살릴 수 있었던 여성들
  • 이세아·진혜민 기자
  • 승인 2021.04.01 08:37
  • 수정 2021-04-06 16: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토킹은_범죄다] ②
스토킹 범죄 매년 증가
대부분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져
가해자 상당수 전·현 배우자나 애인

스토킹처벌법 제정안이 지난 3월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금까지 스토킹은 벌금 10만원이하의 경범죄로 여겨졌다. 그러나 현실은 중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스토킹 범죄는 2013년 312건에서 2015년 363건, 2018년 544건, 2019년 583건으로 계속 증가했다.

대부분 스토킹 가해는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졌다. 2020년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상담 통계분석에 따르면 살인, 방화 등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스토킹 범죄의 경우, 50%(63건)가 전·현 배우자(13.5%, 17건) 또는 전·현 애인(36.5%, 46건)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친족 16.5%(179건), 직장 관계자가 12.3%(133건)으로 집계됐으며, 그 외에도 동네사람 및 가까운 지인 5.9%(64건), 동급생·선후배·교사·강사·교수 등 학교 관련자 3.6%(39건), 의료기관 및 수사기관이 0.9%(10건)를 차지했다.

이별 통보에 분노해 여성 2명 살해…김홍일 사건

지난 2012년 7월20일 울산 중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자매를 살인한 김홍일이 15일 오전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범행 후 55일간 도피행각을 벌이다 13일 검거된 김홍일은 이날 오후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뉴시스·여성신문
지난 2012년 7월20일 울산 중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자매를 살인한 김홍일이 15일 오전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범행 후 55일간 도피행각을 벌이다 13일 검거된 김홍일은 이날 오후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뉴시스·여성신문

김홍일(당시 27세)은 2012년 7월20일 한밤중에 울산광역시 주택에 침입해 20대 자매를 무참히 살해했다. 무고한 두 여성을 살해하는 데에는 3분 20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김씨는 도주했고 공개 수배 끝에 약 50일 만에 체포됐다. 평소 언니를 따라다니고 집착했다는 그는 “이별 통보에 분노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미리 범행도구를 구입하고 도주 방법을 모색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별 통보 받자 여성 살해…가락동 사건

대낮에 아파트 주차장에서 헤어진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가락동 스토킹 살인사건' 피의자가 범행 하루 만인 4월 20일 오후 서울 송파경찰서에 긴급체포되어 압송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대낮에 아파트 주차장에서 헤어진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가락동 스토킹 살인사건' 피의자가 범행 하루 만인 2017년 4월 20일 오후 서울 송파경찰서에 긴급체포되어 압송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2016년 4월19일 오전, 스토커 한모(당시 33세)씨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피해자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한씨는 피해자와 사귀는 동안 감시와 집착을 일삼았다. 피해자가 이별을 요구하자 더 심하게 집착했다. 피해자의 집을 감시하고 집요하게 만남을 요구했다. 동영상 유포 협박, 자살 협박에 “전 애인은 다리만 부러뜨렸는데 너에겐 그렇지 않을거다”라며 위협했다. 피해자는 급격히 살이 빠졌고 실어증 증상까지 보였지만,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다. 한씨는 미리 범행도구와 번호판 없는 도주용 오토바이 등을 준비한 다음, 한낮에 피해자를 무참히 살해했다.

미성년 피해자 스토킹 후 방화 여성 5명 살해…안인득 사건

지난 17일 경남 진주시 한 아파트에서 방화 및 흉기난동 사건을 벌인 안인득(42)씨. ⓒ뉴시스
2019년 4월17일 경남 진주시 한 아파트에서 방화 및 흉기난동 사건을 벌인 안인득(42)씨. ⓒ뉴시스

안인득(당시 42세)은 2019년 4월17일 경남 진주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렀다. 사상자만 22명에 이르는 끔찍한 범죄였다. 당시엔 안씨가 조현병 환자라는 데에만 관심이 쏠렸지만, 알고 보니 스토킹 범죄였다. 안씨는 피해망상을 갖고 반년 넘게 윗집에 사는 미성년 피해자를 따라다녔다. 그 가족에게도 욕설과 위협을 일삼았다. 경찰은 “증거도 없고 사소한 시비 아니냐”며 그냥 돌아갔다. 피해자 가족이 CCTV를 설치해 안씨가 오물을 투척하는 증거 영상을 확보한 뒤에야 경찰은 안씨를 재물손괴죄로 입건하고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피해자 측이 안씨를 신고한 지 약 한 달 뒤, 안씨는 피해자를 포함한 여성 5명을 살해했다.

3개월 동안 100여 통 전화와 문자 후 여성 살해…창원 사건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 화면 중 일부.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 화면 중 일부.

지난해 5월 창원에서 식당을 운영해온 60대 여성이 40대 남자 손님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여성의당에 따르면 사건 이후 피해자의 가족이 피해자의 휴대폰을 포렌식으로 복원한 결과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3개월 동안 100여 통이 넘는 전화와 문자를 보냈다.

사건 전날 피해자는 식당 안에서 행패를 부리던 피고인을 업무방해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출동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별도의 조치 없이 풀려난 피고인은 피해자의 아파트 입구에서 피해자를 기다리다가, 미리 준비해온 흉기로 피해자를 수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사귀자고 요구하고 스토킹 끝에 여성 3명 살해…노원 사건

25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한 아파트에선 세 모녀가 살해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찾아간 모녀의 집에는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었다. ⓒ뉴시스·여성신문
25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한 아파트에선 세 모녀가 살해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찾아간 모녀의 집에는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었다. ⓒ뉴시스·여성신문

2021년 3월23일, 20대 남성 A씨는 서울 노원구 중계동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했다. A씨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피해자에게 사귀자고 요구하며 스토킹한 끝에 살인극을 벌였다. 그는 피해자의 집을 찾아내 숨어 있다가 여동생과 어머니를 살해하고, 뒤이어 온 여성마저 살해했다. 이후 이틀간 집에 머무르며 목과 배, 팔목 등을 수차례 자해했다. 경찰은 25일 ‘친구와 이틀째 연락이 안 된다’는 피해자 친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참혹한 살해 현장을 확인했다. A씨는 범행을 자백했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아직 더 자세히 밝혀진 내용은 없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의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