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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하와이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이며 GS포럼의 공동대표로 활동중이다. 전 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

수평·수직적 관계

적절한 조화 이뤄야

훌륭한 공직 지도자

어느 여성 공직자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도 매우 막연하고 예의에 어긋나는 질문이었다. 그냥 지나치는 말로 한 이야긴데, “할 만하냐”는 통상적인 질문이었다. 즉, “일할 만하냐”는 질문이었다. 이에 대한 답이 매우 분석적이었기 때문에 지금껏 기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공직자의 답은 이러했다. 그냥 “힘들어요”가 아니었다.

“선생님이 아시다시피 일이라는 것이 어디 저 혼자 잘나서 되는 것은 아니지 않아요. 조직의 분위기 따라 일을 잘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는 것이잖아요. 그리고 여성의 경우 이런 사정은 특히 더 하답니다.”

여기서 말하는 분위기는 조직문화이기도 하고, 그 속에는 규범도 포함된다. 그리고 분위기에는 동료와의 관계도 끼여 있다.

공직자의 리더십, 그리고 여성 공직자의 리더십은 특히 조직과 불가분의 함수관계에 있다. 개인의 능력과도 관계가 깊겠지만, 특히 공직자의 리더십을 논의하자면 그 시작은 조직의 특성부터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마디로 개인의 리더십과 조직의 분위기가 '좋은 만남'일 때만 이른바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지, 반대로 그렇지 않은 경우에 리더십 자체가 성립되기는 매우 어렵다.

이러한 것을 전제로 우선 공직자의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를 조직과 관련지어 말하기로 한다. 조직은 여럿이 모여 일하는 곳이다. 거기에는 사람도 있고, 정보도 있고, 돈도 있다. 자원이 있어야 조직이 움직인다. 인적 자원은 물론 물적 자원, 정보자원, 그리고 기술자원 등이 있어야 조직이 운영된다. 그런데 이것보다 중요한 조직의 특징이 계급이라는 요소이다.

리더십이라는 것은 계급의 꼭대기에 있든 중간쯤에 있든, 사람들을 끌고 가는 힘이고 설정된 목표를 달성하며 조직을 발전시키는 힘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리더십은 대개 꼭대기에 있는 CEO 같은 리더십을 말하는 것이다.

어느 위치에 있든 리더십은 '계급 예속적'이라고 생각해야 편하다. 즉, 공직에서는 예외 없이 계급의 정점에 있는 사람이 리더라고 생각하고 거기에 머리 숙여야 조직에서 생존한다.

그 사람이 능력이 있든지 없든지, 훌륭하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이 계급이 높으니까 따라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보면 그 사람도 그저 계급을 하나하나 올라간 것이 아니라 어떤 능력이든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그 자리까지 올라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매우 유감스럽게도 공직의 리더십은 사부문의 리더십과 달리 능력과 상관없이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이를 '연공서열'이라는 말로 바꿀 수도 있다. 공직에서 계급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이런 표현으로 능히 짐작할 수 있다. 판사들이 등산을 하는데도 계급 순으로 간다는 말이 있는 것과 같다. 행정부처의 사람들도 식사를 할 때 앉는 순서는 지극히 계급 순이다. 이를 거의 어기지 않지만 예외가 있다면 여성 하급자를 상관 옆에 앉도록 하는 경우가 있는데 자칫 성비하에 휘말리기 십상이다. 한마디로 공직자의 리더십은 계급으로 대체된다고 할 수 있겠는데, 그러나 개인의 리더십 역량에 따라 일하는 분위기와 방식이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하면, 상관의 개인적 성품이나 전문성, 그리고 능력에 따라 조직이 180도 달라질 수 있다. 계급에서는 차이가 나는데도 동료같이 대등하게 대하며 하고 싶은 말, 원하는 것 등을 다 털어놓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훌륭한 리더다.

오늘날 조직도 바뀌어 가고 있어, “보이지 않는 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거미줄 같은 집합체”를 조직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간이 보이지 않는데 이 공간이 믿음과 사랑으로 충만 되어 있으면 그 조직은 일할 만한 곳이고 리더에게도 신뢰가 간다는 것이다.

리더는 계급이나 역할의 수준 따라 '기술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가 있고, '팀 리더십'에 신경을 써야 할 때가 있으며, 나아가 최고위층에 이르면 늘 '전략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조직에서 여성도 예외가 아니어서 점차 고위직으로 승진해 올라가면 갈수록 내가 어떻게 팀에 기여를 하고 전략적 사고를 해서 소속해 있는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가를 염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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